생물학에서도 하나 더 깊이 들어간
그닥 재미있어 보이지 않고
오히려 매우 지루할 것 같은
분류학에 대한 책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좋은 책인데
이 책은 재미와 함께
엄청난 의미를 담고 있어
결국 2026년 올해의 책 후보까지 되었다.
주변의 생명체들을 분류하는 능력이
사람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뇌에 각인이 되어있다는 사실이나
생명체들과 가까이 지내며
그들을 분류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우리 현대인들은
자연과 점점 더 괴리되면서
자연을 파괴하는 존재가 되어갈 수 밖에 없다는
통찰은 정말 탁월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주변의 꽃과 나무, 곤충과 새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도대체 우리 인류는
우리 스스로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가 지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생명 대멸종의 시기를 살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이 아니었으면
깨닫지 못했을 것 같다.
이 책의 부제대로
이 책은 정말
이 세상을 다시 보게 할 이야기로 가득하다.
참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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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인지하는 능력을 잃은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각을 잃었고
그 결과
그 세상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감각도 잃었다.
식별하는 능력,
그러니까 생명을 알아보고 체계화하고
명명하는 능력이 없으면
우리는 그냥
우리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도 알지 못하고
그 세상을 이해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무작위적인 질서로부터
질선 정연한 분류체계를 가질 수 있도록
생물의 분류하고 명명하는
뇌의 한 영역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이건 대단히 장엄한 일이다.
이러한 분류와 명명 체계를 갖는다는 건
세계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안다는 것이고
주변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의 질서는
단순히 외부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그것들을 알아보도록
진화한 것이다.
우리는 생물들의 실제 세계를,
생물 대신 인공 상품들로 가득한 세계,
그것들을 만들 공장과
판매할 상점과
채워둘 집이 있는 세계와 맞바꿨다.
우리가 분주히 쇼핑하고
이 세상 인공물들의 다양성을 불려가는 동안
이 세상 생물들의 풍부함은 줄어들고 있다.
그리하여 지금 우리는
지구 생명의 여섯 번째 대멸종의 한가운데서,
들어찬 상품들로 꽉 막힌채 존재하고 있다.
이 멸종은
지구의 역사가 지켜본 이전 어느 멸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고 추정되며,
공룡들과 지금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다른 수많은 형태의 생명에게 일어났던
그 어떤 멸정보다
규모가 더 크고 강력하다.
일단 당신이 어떤 브랜드를 인지하고
그 이름과 형태와 의미를 알게 되면,
어디서든 그 브랜드가 보이기 시작한다.
일단 생물들을 알아보기 시작하면
일다 특정한 야수들, 꽃들, 새들의 이름을 알게 되면
당신의 눈에
생물들의 형태와 자연의 질서가 보이기 시작한다.
당신은 생명이 존재하는 곳,
당신 주변 어디에서나
생명을 알아보기 시작할 것이다.
아직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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