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2013년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2023. 11. 1. 07:48

2013/11/12

 



서점을 천천히 거닐면서

이책 저책 들여다보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행복한 취미다.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나보다 훨씬 할말이 많고
나보다 훨씬 용기있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

서로 제 말을 들어달라 아우성친다.

서점을 거닐다보면

왠지 그런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지난 주말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러
그렇게 서가를 둘러보던 중 발견한 책이다.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의 의미를

이렇게 강렬하게 이야기한 책이 있을까?
이렇게 편하게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그리고 그것이 바꿀 수 있는 세상은

또 얼마나 크고 넓은지

평소 어떤 글이던지

글에는 글쓴 사람의 에너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더 확신이 간다.
그래서, 글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대충해서는 안되는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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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참된 충고자,
고독이 하는 말을 듣도록.

자신이나 자신의 작품을

지루하다고 느끼게 할

용기를 가지지 못한 사람은
예술가든 학자든 하여튼 일류는 아니다.

다시 말해 책이란

되풀이해서 읽는 것이라는 겁니다.
싫은 느낌이 들어서,

방어반응이 있어서,

잊어버리니까,
자신의 무의식에 문득 닿는

그 청명한 징조만을 인연으로 삼아
선택한 책을

반복해서 읽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량으로 책을 읽고

그 독서량을 자랑하는 사람은
똑같은 것이 쓰여 있는 책을

많이 읽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즉 자신은 知를

착취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착취당하는 측에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책은 읽을 수 없습니다.
읽을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책으로 만들자마자

몇 번 읽어도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런 책만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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