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2

서점을 천천히 거닐면서
이책 저책 들여다보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행복한 취미다.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나보다 훨씬 할말이 많고
나보다 훨씬 용기있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
서로 제 말을 들어달라 아우성친다.
서점을 거닐다보면
왠지 그런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지난 주말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러
그렇게 서가를 둘러보던 중 발견한 책이다.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의 의미를
이렇게 강렬하게 이야기한 책이 있을까?
이렇게 편하게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그리고 그것이 바꿀 수 있는 세상은
또 얼마나 크고 넓은지
평소 어떤 글이던지
글에는 글쓴 사람의 에너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더 확신이 간다.
그래서, 글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대충해서는 안되는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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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참된 충고자,
고독이 하는 말을 듣도록.
자신이나 자신의 작품을
지루하다고 느끼게 할
용기를 가지지 못한 사람은
예술가든 학자든 하여튼 일류는 아니다.
다시 말해 책이란
되풀이해서 읽는 것이라는 겁니다.
싫은 느낌이 들어서,
방어반응이 있어서,
잊어버리니까,
자신의 무의식에 문득 닿는
그 청명한 징조만을 인연으로 삼아
선택한 책을
반복해서 읽을 수 밖에 없습니다.
대량으로 책을 읽고
그 독서량을 자랑하는 사람은
똑같은 것이 쓰여 있는 책을
많이 읽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즉 자신은 知를
착취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착취당하는 측에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책은 읽을 수 없습니다.
읽을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책으로 만들자마자
몇 번 읽어도 알 수 없게 됩니다.
그런 책만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