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6
제목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아
약간 충동구매한 책이다.
보통 이런 책을 실제 읽으면
실망하기 마련인데
의외로 점점 빠져들어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요새 이런 감성적인 글들이 참 좋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감동들, 순간의 풍경들을
섬세하게 포착해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따뜻한 글들
이런 감각은
확실히 삶을 풍성하게 해주고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책을 읽는 내내
평일도 인생이니까와 같은
반짝반짝 빛나는 표현들을
참 많이 건져낼 수 있었다.
저자 본인 스스로는
스스로를 가리켜
큰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아름다운 재능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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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서러움은
그렇게 현재의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결핍이,
어쩌면 우리의 정체성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려 애쓰는 사이,
그런 것을 중요히 여기는
그런 사람이 되는지도.
결국 우리는
스스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사람으로 자라,
내 행복은
내가 책임지는 법을 익히게 된다.
어른으로 사는 기쁨은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시간들을 하찮게 대할 때,
우리가 버리고 있는 건
시간이 아니라
인생일 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의 방식을 찾는 건,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남들처럼 여행하는 사람은,
사는 것도 남들처럼
살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8월의 끝자락에 들어서고 부터는
조금씩 식은 바람이 불어온다.
뭐랄까,
인생을 낙관하게 만드는 바람이다.
이거면 됐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바람.
이럴 땐
좋은 기분을 느끼는 것 외에
더 바랄게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바쁜 건 나쁘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시간의 여유가 없으면
이내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눈 앞에 처리해야 할 일들만
보일 때에는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생활은 그렇게 방치되고
오늘 치의 기쁨은 내일,
내일 아니면 주말,
그도 아니면
언젠가 찾으면 되겠지,
여기게 된다.
모든 건
바쁜 일을 처리하고 난 뒤로
밀려난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기 전
혼자있는 시간을 보낸다.
눈을 뜨면 거실로 나와
물 한잔을 천천히 마시고,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고,
커피를 내려서 책상 앞에 앉는다.
창밖으로 오늘 날씨가 어떤지,
집 앞의 나무들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공원 초입에
어떤 트럭 장수가 와 있는지
바라본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마음 속으로 찬찬히 정리하고,
저녁엔 무엇을 해먹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게 조용히 머물 때의 나를,
나는 비로소 좋아할 수 있었다.
알람이 아닌,
내 의지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기분도 들었다.
그럴 때면,
힐링이란 단어의 생김새가
만져지는 느낌이 든다.
나는 쉬고 있구나,
나는 회복되고 있구나,
나는 충전되고 있구나...하고
진짜 어른은
나 밖에 가지고 있지 않는
내 이야기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외로운 우리가
조금 덜 외로워지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상대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잊지 않는 일일 것이다.
좋아 보이기만 하는 인생은 있어도
좋기만 한 인생은 없다.
안 살아봐서 모르는 나이
그리고 살아봐서 알게 된 나이,
삶은 두개의 시간으로만
이루어진 것인지도,
한달 남짓
혼자서만 지내기는
정말이지 오랜만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아침 저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지금 나는 그 누구도 아닌,
나라는 사람과
함께 여행 중이라는 것을.
그건 외롭고 적막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속에 무언가가
조용히 차오르는 것을
느끼는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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