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3
대부분의 고전이 그렇듯이
이 책 역시 처음 100페이지까지는
읽기가 힘들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아주 몰입해서 읽었다.
갑자기 웃거나,
혼자서 탄식하게 되고,
때로는 감정을 주체 못하고
일어나 서성이게도 하는
그런 마법같은 일이
책 읽는 내내 계속되었다.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고
어색한 직역도 많았지만
원문의 섬세한 감정을
전달하는데 있어서는
그런 서툰 느낌이
오히려 장점이 되었고
어색한 번역 때문에
문장을 곱씹어 보게 되면서
더 깊은 감동을 할 수 있었다.
여성작가의 글을
여성번역가가 번역한 책이라 그런지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글을 쓴다고 다 같은 글이 아니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매우 다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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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나란히 앉으니
서로 할 얘기가 없었다.
아니면 그들이 하려는 말은
각자 고립되어
행복한 침묵에 빠져 있을 때에만
서로에게 가장 잘
전달되는 것인지도 몰랐다.
물이 가득 차서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넘쳐버릴 컵 처럼,
손에 심장을 쥐고 있는 듯 했다.
잠시동안 그들은
계속 서로의 눈을 응시했고,
그는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던
그녀의 얼굴에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광채가 솟아나와
흘러넘치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사랑을
가시적인 형태로 목도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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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책 읽는 내내 마음 속으로
순수라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반복되었다.
이 질문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계속 답을 찾아야 할 그런 질문이지만
책장을 막 덮은 지금드는 생각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감정이
오랜 세월을 거치며
응축되고 응축되어
아주 작은 결정으로 남게 된다면
그런 보석같은 감정을
순수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지만
마음 속으로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런 감정의 결정체
그런 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