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7
책의 분위기나
내용으로 봐서는
헤세가 만년에 쓴
자전적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초기작이다.
심지어 나보다
약간 어린 나이인 38세에 쓴 책
짧은 소설이지만
소설이 주는 깊은 맛은
장편 소설 못지 않다.
감동적인 문장들도 너무나 많다.
어느 누구에게나
주어진 인생은 단 하나 뿐이다.
이런 책을 읽는다고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전체 인생을
간접 경험함으로써
단 하나 뿐인 내 인생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또 조금 더 낫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깨달은
소설을 읽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
무엇이 진리인지,
인생이 본래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는
각자가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것이지
결코 어떤 책에서
배울 수 있는게 아니란 말일세.
내 생각은 그렇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의 문제에
끼어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이
더 나아지거나 현명해지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사람들이
어리석음에 빠져 있는 것을
구경할 수도 있고,
그들을 비웃거나
동정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결국 그들이
자신들의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둘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 뿐만 아니라
슬픔이나 두려움도
항상 함께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떤 아름다운 것이
그 모습대로
영원히 지속된다면
그것도 기쁜 일이겠지.
하지만 그럴 경우
난 이렇게 생각하게 될 걸.
이것은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이다,
꼭 오늘 보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야.
반대로 연약해서
오래 머무를 수 없는 것이 있으면
난 그것을 바라보게 되지.
그러면서 난
기쁨만 느끼는 게 아니라
동정심도 함께 느낀다네.
그래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그것이 금세
다시 사라져버릴 거라는
두려움도 느끼게 돼.
이 두 감정은
서로에게 연결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영원히 지속되는 것보다
훨씬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지.
두 사람이 여전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해도
그 사이에는 언제나
깊은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으며,
그 심연은 오직
사랑으로만
간신히
건너갈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그 때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었다.
사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거든.
실제로는
바로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매순간
아주 무분별하게 행동한다구.
모든 사람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의 영혼을
다른 사람의 것과 섞을 수는 없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다가갈 수도 있고
함께 이야기할 수도 있고
가까이 함께 서 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들의 영혼은
각자 자기 자리에 뿌리 내리고 있는
꽃과도 같아서
다른 영혼에게로 갈 수가 없어.
꽃들은
다른 꽃들에게 가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향기와 씨앗을 보내지.
하지만 씨앗이
적당한 자리에 떨어지도록
꽃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것은 바람이 하는 일이야.
바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이곳 저곳으로 불어댈 뿐이지.
생각과 행동이
정말로 진실하다면
누구든지 거룩한거야.
어떤 일이 옳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그 일을 해야 해.
난 그 동안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봤고,
또 여러가지 연설도 들어봤어.
하지만 그 중의 어느 누구도
가슴 속 깊이 진실한 사람은 없었고,
위기의 순간에
자신이 깨달은 지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리라 믿어지는
사람도 없었지.
그런 행동은
그 사람이 자신 안에
매우 경건한 본성과
확신을 가지고 있을 때만
가능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