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
쇼펜하우어 인생론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선입견이 있어
사실 썩 내키지 않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의외로 긍정과 희망이 느껴진다.
쇼펜하우어는
행복이나 쾌락보다는
고통이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행복하다는 것은 관념적이라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사실 행복하다는 상태는
현실적인 고통이 적거나
참을만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행복보다는 고통이
사람의 일상에
더 크고 더 깊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쾌락이
고통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고통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남을 잡아먹는 동물의 쾌감과
남에게 잡아먹히는 동물의 고통을
비교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쾌감이 고통을 상쇄할 수 있을까?
그런 상황이고 보니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정의한다.
그 이유는
사람은 늘 무엇인가를 원하게 되는데
(이것을 삶의 의지라고 부른다)
바로 그 무엇인가를 원하는 순간
그것의 결핍 또는 부재로부터 발생하는
고통이 생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희생하는 고통이 뒤따라오며
그것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잠깐의 만족감 이후에
또 다른 고통(예를 들면 권태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즉 인생은 살려고 하는 의지(본능)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려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는 허무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쇼펜하우어는
고통과 권태를 이겨내는 방법으로
다음의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번째는 예술(특히 음악)에의 몰입이다.
예술작품에 포함되어 있는
삶의 본질적인 진리를 느끼면
잠시나마 현실의 고통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인데
하지만 문제는
아무 예술작품에서나
삶의 본질을 느낄 수 없다는 것,
그런 예술작품은 드물다는 것이 한계다.
두번째는 삶의 의지를 포기하는 것이다.
초인적인 삶 또는 달관의 경지를 의미한다.
매우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인데
보다 쉬운 방법으로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고
(우리는 모두 같은 처지라는 동정심)
남들도 나처럼
그저 본능적인 삶의 의지에 따라
살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고통,
특히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고통은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이
쇼펜하우어 철학의 요약이다.
삶에 대한
아주 어두운 전망과 부정적인 해석의 끝에
아주 이상하게도
그 끝에 어떤 희망과 긍정이 생긴다.
좋은 음악을 더 많이 듣고
타인에 대해 더 많이 공감하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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