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즐거움

백지 앞에서

>>>>> 2026. 5. 2. 10:29

 

아주 오랫동안

최은영 작가의 책을 기다려 왔다.

 

단편이든 장편이든 가리지 않고

허겁지겁

최은영 작가의 책을 읽어 나갔던 적이 있었고

그 차분한 문체와

세심한 감정 묘사에

많은 위로와 감동을 받았었다.

 

이번에 나온 책이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라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최은영 작가의 글을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어찌보면 소설이 아닌 것이

최은영 작가 본인의 진솔한 모습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측면도 있다.

 

역시나 이 책도 허겁지겁 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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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떠나면 떠난 것이고

변하면 변한 것이다.

그 마음을 되돌리는 것은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당신이 나를 떠나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더라도

나는 받아들일 것이다.

당신이 내게 준 마음과

우리가 나눈 시간에 대한 감사를

나는 버리지 않을 거니까.

당신이 내게 준 반짝이는 순간은

내게 영원히 남아있을 테니까.

그후에도 나는 여기에 남아

여전히 나인 채로,

나를 끝까지 버리지 않는 내가 되어

살아갈 것을 안다.

 

언제쯤

삶은 결코 통제할 수 없으며

삶의 사건들은

인과관계에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언제쯤

모든 규칙을 깨고 펼쳐지는 삶의 불규칙성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연약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을까.

언제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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