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3
어제 집앞을 지나다가
문득 꽃이라고 보기에는 좀 작고
그냥 나뭇잎이라고 보기에는
색이 하얀 것들이
감나무 아래
한 무더기씩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오늘 신문에서
안도현 시인의 에세이를 보니
그게 감꽃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햇살에도 빛깔이 있을까?
누가 묻는다면
나는 감꽃을 주워들고 보여줄지 모른다.
왜 감꽃은 하나같이
꽃잎 끝부분이 살짝 접혀 있을까 생각해본다.
마치 갓 태어난 병아리의
연한 발가락이거나 부리 같아서,
어린 부리와 부리가 화창한 날
뽀뽀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아서.
어린 날, 감나무 아래 서서
입을 벌리고
감꽃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떫고 시큼하고 약간은 달큼한
그 맛 때문이 아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도 아니다.
감꽃으로 목걸이나 팔찌를 만드는 일도
여러 차례 해봐서 지겨워질 때쯤이었을 것이다.
왠지 그렇게
감꽃이 떨어지기를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라도 추락하는 것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싶었지만
나는 한 번도 감꽃을 입으로 받지 못했다.
오늘 퇴근길에는 감꽃을 하나 주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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