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2017년

스토너

>>>>> 2023. 11. 14. 09:02

2017/07/17

 

미국 작가가 쓴 장편소설

번역서를 잘 읽지 않는
나의 독서취향으로는 볼 때
우선순위가 한참 밀리는 데다,
책 표지 디자인이 예쁘거나
시선을 끄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이런저런 마케팅도 하지 않은
그런 책이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었다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던 것 같다.
지나고 보니 드는 생각이다.

금요일 과음으로 인해
매우 피곤한 주말이었지만
그래도 일단 주문한 책이니
몇장 넘겨보기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점점 빠져들게 되더니
정말 말도 안되게 몰입해서 읽어버렸다.

처음에는
뭐가 이렇게 밋밋하지?
미국 작가들도
이렇게 일본 작가들처럼
밋밋하게 글을 쓰기도 하는구나 하다가
왠지 모를 끌림으로 시작해
숨이 막히는 감동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평범하면서도
그 안에서 최대한 위대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그냥 내 인생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고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느낄 수 없었을
인생에 대한 열정과 환희,
그런 것들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식어갈 때 생기는
여유와 관조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진한 여운이 남는 책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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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정을 원했다.
자신을 인류의 일원으로 붙잡아 줄
친밀한 우정.
그에게는 두 친구가 있었지만
한명은 그 존재가 알려지기도 전에
무의미한 죽음을 맞았고
다른 한명은
이제 저 멀리
산 자들의 세상에서 물러나서
그는 혼자 있기를 원하면서도
결혼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된
열정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그 열정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기 때문에
열정이 죽어버렸다.
그는 사랑을 원했으며,
실제로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 사랑을 포기하고
가능성이라는 혼돈 속으로 보내버렸다.
그는 또한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지만,
거의 평생동안
무심한 교사였음을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
언제나 알고 있었다.
그는 온전한 순수성, 성실성을 꿈꿨다.
하지만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몰려드는 시시한 일들에
정신을 빼았겼다.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 발견한 것은 무지였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그는 생각했다.
또 뭐가 있지?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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