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2020년

고요함을 익히다

>>>>> 2023. 11. 23. 08:23

2020/03/30

 

마음의 망상을 하지 말라.
상념은
마음에 찌꺼기와
얼룩을 남긴다.
사려를 깊게 해서
마음을 반짝반짝 빛나게 닦자.

세월을 일 없이 보내지 말라.

명예와 이익을
탐욕스럽게 구하지 말라
욕심으로 얻은 명예,
탐욕스레 움켜쥔 이익은
나를 찍는 도끼다.
오래가지 못한다.

성내고 분노함을
함부로 멋대로 하지말라.
한때의 분노를 못참아
100일의 근심을 부른다.
잠깐 시원하고
뒤끝이 오래간다.

남을 보고 시샘하지 말라.
나보다 나은 사람을
질투해서 해코지 하거나
상대를 꺼려 못되게 굴면
내 그릇이 드러날 뿐 아니라,
나 자신의 발전도 없다

세상의 재물을 지키려 들지 말라.
재물은 돌고 도니,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다.
잠시 빌려쓰는 것이려니 해라.
아등바등 붙들고
놓지 않으려 해도
결국 빈손으로 돌아간다.

힘세고 강한 것을 믿지 말라.
제 힘과 역량을 믿고
멋대로 날뛰면
나중에 힘이 빠졌을 때
몇 배로 되돌아온다.

일을 하면서 남을 해치지 말라.
보태주고 도와주고 거들어줘야지
상대를 해치거나 짓밟으면
어느 순간 내게 똑같이 돌아온다.

요즘 고요함을 익히고
졸렬함을 기르니
세간의 천만 가지
즐겁고 득의한 일들이 모두
내 몸에 安心下氣
네 글자가 있음만 못한 줄
알겠습니다.
마음이 진실로 편안하고
기운이 차분히 내려가자,
눈앞에 부딪히는 일들이
내 분수에 속한 일이
아님이 없더군요.
분하고 시기하고 강퍅하고
흉포하던 감정도 점점
사그라듭니다.
눈은 이 때문에 밝아지고,
눈썹이 펴지며,
입술에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피가 잘 돌고 사지도 편안하지요.
이른바
여의치 않은 일이 있더라도
모두 기뻐서 즐거워할 만합니다.
(정약용, 이승훈에게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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