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2020년

결 : 거칢에 대하여

>>>>> 2023. 11. 27. 09:02

2020/05/27

 

그러니까 지금부터
약 25년전 대학시절,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에세이를 통해
홍세화씨를 처음 만났었다.
세상에
그 책을 아직도 서재에 있다!

책 내용이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관용,
역지사지 등의 개념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만큼은
분명히 기억난다.
그러니 그 책이
아직도 책장에 있는 거겠지

대학교 같은과
선배이기도 해서 그런지
홍세화씨의 글은
언제 읽어도 참 친근하고 진실하다.
25년이 지나 다시 읽은 글에서도
따뜻한 인간미와
배려의 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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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차이를 찾으려 애쓰고
자기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자기와 같지 않다고 시비를 건다.
이 모순적 태도는
남에 비해
내가 우월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만족해하려는
인간의 저급한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면서
자기 성숙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고결한 존재의 조건이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것이
고결함인데
남보다 더 많은 것을 갖거나
우월하다고 가정된
집단에 속하기 위한 경쟁 속에서
나를 짓는 자유를
방기하고 있는게 아닌지
늘 돌아봐야 한다.

한편으로는
처지에 의해
몸이 인간 존엄성을
누리지 못하는 자리로
추락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편으로는
탐욕에의 의지로
자신의 영혼을
인간 존엄성 너머로
내던진 사람이 있다.

사유세계의 문을 닫은 채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사유세계의 문이 닫혀있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자신이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른 양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반면에 회의하는 자아는
자신이 완성단계에
이르기는 커녕
언제나 부족하다는 점,
수많은 오류에 빠져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회의하는 자아로
남게 되며
사유세계의 문을
활짝 열어둔 채 살려고 노력한다.

남을 설득하려고
해 본 사람은 안다.
설득되지 않는다는 점을.
완성단계에
이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설득하기는 어렵고
선동하기는 쉬운 사회다.

틀린 것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보충하기.
이것이 회의하는 자아의
일상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가능한 한 정확한 진리를
얻기 위해서는
상이한 의견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나아가 다양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그 문제를 이모저모 따져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명한 사람치고
이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
지혜를 얻은 사람은 없다.
인간 지성의 본질에 비추어 볼 때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지혜를 얻을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하고
대조하면서
틀린 것은 고치고
부족한 것은 보충하는 일을
의심쩍어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오히려 이를 습관화하는 것이
우리의 판단에 대한 믿음을
튼튼하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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