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1
호접몽
꿈에 나비가 되어 날아다녔는데
꿈을 깨니 다시 내가 되었다.
내가
나비가 되었던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가 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내가 사는 이 현실이
어쩌면 한바탕 꿈일 수도 있다는 주장은
일견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럴듯한 이야기로 들린다.
꿈도 어차피 기억의 작용이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현실이란 것도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가자마자
바로 기억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내 기억의 작용이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꿈과 다를게 뭐가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한바탕 꿈일지도 모르는
아니 진짜 꿈과 유사한
이 하루하루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장자는 여기에 이런 해답을 제시한다.
어차피 꿈인데
좋은 꿈이라면
느긋하게 그 순간을 즐길 것이요,
나쁜 꿈이라면
그냥 일시적인 꿈으로 생각하며
초연하게 넘어가야 한다고 말이다.
제물론에 이어 나오는
양생주 편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되는데
결국에는
어떤 경우에도
문제의 핵심을 놓치지는 말되
너무 극단으로 치우쳐 무리하지 말고
여유있게 대응하라는 것이다.
장자를 좋아하고
원전부터 해설서까지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 이제서야 장자가 제대로 읽힌다.
이제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그 동안 그렇게 많은 책을 봐았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아주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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