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그 유명한 도시를
왜 한번 밖에 다녀오지 못했나 싶다.
그것도 대학때 배낭여행으로
사실 파리에 대한
내 첫 인상은 그리 좋지 못했다.
거의 한달이 넘었던
유럽배낭여행의 마지막 도시여서
내 몸과 마음이 매우 지쳐있기도 했고,
막상 도착해 보니
너무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독일이나 스위스,
북유럽 도시들과 대비되면서
이게 무슨 유럽인가 싶었던거다.
너무 실망스러워
유명한 곳만 대충 둘러보고
어서 한국으로 가야지 싶었던 그 때,
나보다 두 세살인가 많았던
나와 같은 배낭여행을 하던
어떤 형을 만났었다.
그 형은
지금 생각해 보면
방랑자, 시인, 철학자 같은
그런 여행을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루브르, 에펠탑, 몽마르트, 베르사유
이런 곳을 뭐하러 가냐며
낮에는 그냥
벼룩시장이나 둘러보고
고기구워 밥이나 해먹자는 거다.
아니 프랑스 파리에 와서
정말 이런거나 하자고?
뭐 그냥 몸도 마음도 피곤해서
뭘 하기도 그렇고
그 형 하자는 대로
진짜 밥 먹고 술 마시고 하루를 보냈는데
밤이 되자
그 형이 갑자기 나가자는 거다.
어디를? 이밤에?
그래서 간 곳은
무슨 지하감옥인가를 개조해 만든
재즈클럽 같은 곳이었는데
와...
프랑스 사람들이
재즈에 맞춰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서로 어울리고 친구가 되는 곳이었다.
나는 아직도
그곳의 분위기와 추억을 잊지 못한다.
이 형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내 유럽여행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엄청난 것으로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게 들었었다.
그리고 새벽,
달리 교통수단이 있지도 않으니
우리 둘은 그냥 걸어서
숙소까지 왔다.
얼마나 걸렸을까
세느 강변도 걸었던 것 같고
도심지를 지나
주택가도 한참 걸었던 것 같고
그래 완전 미드나잇 인 파리였던거다.
이 영화는
매우 좋은 음악과 영상으로 가득해
영화 자체로도 즐거움을 줬지만
아주 오래전
나의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게 해 준
멋진 영화였다.
파리는 한번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파리는 낮보다 밤이 훨씬 좋다는 것이다.
따뜻한 색의 가로등,
식당의 밝은 백열등,
그리고 술과 음악과 사람들,
낭만의 도시가 될 수 밖에 없는
치명적 매력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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