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린 작가의 소설을 읽어 봤던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책은 참 좋았다.
약간 쓸쓸해지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이 정도 감정이
인생의 평균적 감정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차분해지게 해주는 느낌이랄까
계절은 이제 가을로 접어드는데
이 책을 읽지 않은 상태로 둘 수는 없어
읽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작가의 손편지 中
슬프거나 고통스러울 때도 있겠지만,
대체로는 당신의 일상이
무탈하고 평안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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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은 것을 잃어 온 그녀에게
그런 일이 또 일어났다니.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 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타인이 느꼈던 방식 그대로
세상을 느껴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얼마나 헛된가.
우리는 오직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대로만
느낄 뿐이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그렇다.
그녀의 마음에
두 번 다시 닫을 수 없는 문이 생기고
활짝 열렸다.
어떤 사랑은 그런 식으로
예측할 수 없이 시작되기도 했다.
발을 담그기만 해도 휩쓸릴 급류인지,
서서히 젖어갈 빗줄기인지
미처 알지 못하는 채로.
모든 생에는 끝이 있고
그 이후에 대해선 인간이 얼마나 무지한지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가
모든 것이 영원할 줄 알았다니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최악을 상상하며
얼마나 쓸데없이 인생을 낭비하며 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