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밋밋한 영화를 보고
잔잔한 감동을 받고
아직까지도 그 여운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나도 이제 뭔가
영화에 대한 취향이라는 것이 생긴 것인가?
이런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정말 별 특이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반드시 오고야 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굳이 굳이 아프게 일깨워 준다.
인생의 숨기고 싶은 진실을
덮는 것이 아니고
하나하나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다는 것이
오히려 특이하다고 해야하나?
나도 이제
인생의 싸이클 상
성취할 것들 보다는
떠나보내야 할 것들이 많은 시기여서 그런지
깊이 공감이 되었고
묵직한 슬픔이 밀려왔고
하마터면 거의 눈물까지 날 뻔 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나름 탄탄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인생의 후반기에 (누구나 그러하듯이)
부모를 잃고
남편이 떠나고
직장에서는 커리어를 잃고
친하던 후배도 잃고
자식도 품을 떠나간다.
나아가 젊음도 매력도 다 잃고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은데
반려묘까지 스스로 떼어낸다.
그렇다면 끝까지 남은 것은 무엇인가
나 자신과 내 의지 정도?
주인공 본인도 이야기 했듯이
이제서야 얻게 된 완전한 자유?
한편으로는 홀가분할 것 같지만
나는 이게 왜 이렇게 슬픈지...
단풍으로 가득한 화려한 가을날이 끝나고
낙엽이 떨어지는
그 쓸쓸한 순간을 담담히 보여주는
그런 인상적인 영화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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