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2012년 38

그녀에 대하여

2012/02/19 일본 소설은 아니 영화도 참 무미건조하고 잔잔하다 하지만 그 안에 뭔가 깊이가 있다. 마치 평양냉면 같다고 할까, 한번 빠져들면 자꾸 생각나고 또 찾게 된다는 ---------------------------------------- 버티는 인생만 살다 보면 자신이 뭐가 하고 싶어 이곳에 있는지 점점 알 수 없어진다. 아무튼 살아 보자고,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때로 이렇게 사는 것은 느린 자살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그런 느낌이 들 곤 한다. 토대 이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힘 누군가의 품에 꼭 안겨본 경험, 귀염받고 자란 기억, 비 오고 바람 불고 맑게 갠 그런 날들에 있었던 갖가지 좋은 추억, 부모가 맛있는 음식을 차려 주..

김훈의 글쓰기

2012/02/19 내가 쓴 장편소설 첫 문장은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입니다. 나는 처음에 이것을 "꽃은 피었다"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있다가 담배를 한갑 피면서 고민고민끝에 "꽃이 피었다"라고 고쳐놨어요. 그러면 "꽃은 피었다"와 "꽃이 피었다"는 어떻게 다른가. 이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습니다. "꽃이 피었다"는 꽃이 핀 물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한 언어입니다. "꽃은 피었다"는 꽃이 피었다는 객관적 사실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자의 주관적 정서를 섞어넣은 것이죠. "꽃이 피었다"는 사실의 세계를 진술한 언이이고, "꽃은 피었다"는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입니다.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나의 문장과 서술은 몽매해집니다.

특급품

2012/02/16 김소운 수필 中 비자나무로 만든다는 일본식 바둑판은 모든 조건에 합격한 1급품은 30년 전 값으로 2천 원, 요즘 시세로는 30~40만원은 간다. 이 1급품 위에 또 하나 특급품이란 것이 있다. 나무의 무늬와 치수 그 어떤 점에도 1급품과 다른 데가 없으나, 머리카락만한 가느다란 흉터가 보이면 이것이 특급품이다. 물론 값도 1급보다 10퍼센트 정도 비싸다. 오랜 세월을 두고 공들여서 기른 나무가 바둑판으로 완성될 직전에 예측하지 않은 사고로 금이 가 버리는 수가 있다. 1급품 바둑판이 목침감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그것이 최후는 아니다. 금 간 틈으로 먼지나 티가 들지 않도록 헝겊으로 고이 싸서 손이 가지 않는 곳에 간수해 둔다. 1년, 2년, 때로 3년까지 그냥..

요즘 드는 생각들

2012/02/13 요즘 읽은 몇 가지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느낀 핵심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대전제는 이렇게 선물과 같은 인생 생각보다 짧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 따라 하지 말고 가급적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기 화내지 말고 미워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 것 그리고 서로 사랑할 것 겸손할 것 겸손한 척이 아니라 실제 내가 보통수준 정도라는 것을 인정할 것 대부분의 성인들의 말씀이나 대가들의 조언들은 결국 이 세가지 정도로 요약되는 것 같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다.

마음세수

2012/02/12 FM 93.1 오늘 밤 10시 방송의 오프닝은 마음세수에 대한 이야기였다. 매일 아침 새벽 4시반에 일어나 108배를 하고 금강경을 읽는다는 이 마음세수의 주인공은 쌤앤파커스 박시형 대표이사이다. 내 마음이 깨끗해야 내가 원하는 것만이 아닌 다른 모든 사람이 원하는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리 한다는데 법구경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향을 쌌던 종이에서는 향기가 나고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에서는 비린내가 나는 것처럼 본래는 깨끗하지만 차츰 물들어 친해지면서 본인이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매일매일 마음세수가 필요하다.

백지연 앵커

한겨레신문, 청춘상담 앱, 2012년 1월 27일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역치를 넘어선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어떠한 폭발이 일어나기 위한 임계치를 뛰어넘는 순간이 있었기에 소위 성공을 한 거죠. 아무튼 어느 단계에서 한 계단만 더 오르면 되는데 그걸 못 참아서 성공을 못하곤 하거든요.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해도 노력이 필요하고 우리처럼 은수저 없이 태어났다면 더욱더 노력이 필요하죠.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불변의 진리에요. 의연함, 자신감은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은 허들넘기와 같아요. 누구나 처음부터 1m짜리 허들을 넘는 사람은 없죠. 그런데 일단 한 번만 넘고 보면 나는 1m짜리 허들을 넘은 사람이 돼요. 그건 상징이죠. 그 때부터 나는 할 수 있구나라는 자기 확신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