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2017년

서점이 이상해지고 있다

>>>>> 2023. 11. 14. 09:48

2017/08/16

 


사실 얼마 전 부터
서점이 좀 이상해졌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냥
왠지 감흥이 없다
예전같지 않다라는 느낌이었고
읽을만한 책이 별로 없네? 라는
생각도 자주 들었다.
책들이 전반적으로 좀
가벼워졌다고나 할까?

구체적으로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책들은
여기저기 여러 책들을 짜깁기했거나
어디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했던
글을 단순히 모은 것이거나
그냥 블로그에 쓸만한 정도의
감상문 수준이거나
외국에서 인기있었던 책을
번역한 것이거나 하다는 것이다.

하긴 뭐
요즘 누가 책을 읽나,
인문학이 무너졌다는 소리가 나온지
벌써 10년도 훨씬 넘었는데
괜찮은 책을 쓸만한
저자들이 있기나 하겠나,
그러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이게 출판업계에서 보기에는
심각한 상황인가 보다.
아 그래 그러고 보니
실제로 얼마전에 송인서적이라는
대형 서적도매업체가
부도위기에 몰렸었지

경향신문 오피니언에 쓴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의
기고문을 보니
그 상황을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요약하자면,
최근 대형서점들이
서점 내 매대를
출판사의 마케팅 장소로 판매하면서
신간서적이나
스테디셀러 소개코너가 사라지고
서점 전체 매대가
베스트셀러를 노린
마케팅용 책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느 수준 이상의
마케팅비를 써야만
책이 노출되는 상황이다 보니
마케팅비에 투자하느라
책의 질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런 끔찍한 표현까지 등장하게 된다.

상황이 이러니
서점 관계자들이 추천하는 책들은
매대를 산 출판사의
저질 책이기 십상입니다. 

매대를 사서 성공한 출판사가
없지는 않습니다.
시장에서 꾸준히 팔리는
다른 출판사가 펴낸 책들을
적당히 가공해서 펴낸 책들입니다.
이 책들은
생산비가 적게 드니
마케팅 비용을
남보다 더 투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사례가
한둘 등장하니
이를 따르는 출판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덕분에 대형서점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게 되면서
서점이든 출판사든
어쨌든 살아남기 위해
나름 노력하다가 일어난
현상일 수도 있지만,
이런 악순환 구조에서는
자칫 다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서점들을
독자가 찾을까요?
찾지 않으니
어려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형서점들은
매장 안에 문구, 음반, 음료, 음식을
판매하는 공간을 키우고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일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다 보니
출판경기는 최악입니다.
일간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소개된 책마저도
초판 비용을
뽑기 어려워진 것은 오래됐습니다.
모두가
팔리는 책이나 저자를 찾다보니
유망한 신인저자의 책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덕분에 어느 분야나
팔리는 저자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준입니다.
이제 출판인들의 가슴에는
체념과 비관이 지나쳐서
냉소만 넘쳐나고 있습니다. 

글쎄 종이책을 만들어 파는
전통적인 이 출판산업이
인터넷, SNS 등
새로운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종이책 읽는 즐거움을
평생 취미로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이 상황은 분명 위기다.
앞으로 책을 고르고 살 때
좀 더 신중하게
마케팅에만 너무 휘둘리지 말고
접근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내 꿈이기도 한
나만의 스테디셀러 책방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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