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백/2020년

먼 바다

>>>>> 2023. 11. 30. 07:59

2020/11/21

 

공지영 작가가
가장 최근에 쓴 장편소설이다.

첫사랑이라는 흔한 주제도
공지영 작가가 쓰면
이렇게 절절하게
감성적이 되는구나 싶다.
20년전과 마찬가지로
상큼하게 감동적이다.

다시 한번 확인된 사실!
사람은 역시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
그 사실이 참 반갑고 좋다.

이 나이쯤 되고 보니
사람이 바뀌기에는
인생이라는 시간이
그리 충분히 길지 않다는 것,
바뀌기 전에
인생이라는 짧은 시간이
먼저 다 지나간다는 것,
그런 생각이 든다.

----------------------------

지구가
중력을 이용해
모든 사람을 똑바로 서 있게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해도
서 있는 데 아무 지장이 없듯이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알아갔다.
서로의 무엇이
그들을 끌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채로.

돌아보면 시간은
언제나 두껍게 얼어버린
빙하 같았다.
좀처럼 쪼개지지 않아
틈을 낼 수 없었으나
돌아보면 한 세기처럼
거대한 단위로 훌쩍 흘러갔다.

결국 추억이라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그 상대를 대했던 자기 자신의
옛 자세를 반추하는 것일까

살고 죽음이 더는 두렵지 않은
그런 나이가 되고 보니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한다고 말하고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날씨가 춥죠? 하고 인사하고
살아보니
이 두 마디 외에
뭐가 더 필요할까 싶다.
살아보니 이게 다인 것 같아.

'나의 고백 > 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구석 미술관  (0) 2023.11.30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  (0) 2023.11.30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0) 2023.11.30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  (0) 2023.11.30
상처없는 영혼  (0) 202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