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즐거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2024. 2. 24. 14:13


복잡한 감정이 들었지만
난해하지는 않았고
우울함으로 가득했지만
이상한 위로가 되었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는 것을 보고 알았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파란 돌>

그때 알았네
그러려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때 처음 아팠네
그러러면 다시 살아야 한다는 것

난 눈을 떴고
깊은 밤이었고
꿈에 흘린 눈물이 아직 따뜻했네


<어두워지기 전에>

어두워지기 전에
그 말을 들었다.

어두워질 거라고
더 어두워질 거라고.


<심장이라는 사물 2>

죽는다는 건
마침내 사물이 되는 기막힌 일
그게 왜 고통인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몇개의 이야기 12>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과 같다.


<회상>

사는 일이 거대한 장례실일 뿐이라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서시>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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