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린 작가의 책을
최진영 작가의 책과 비슷한 시기에 읽은 것은
아무래도 때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최진영 작가의
죽음과 사랑에 대한 눅진한 문장 대비
백수린 작가의 글은
뭔가 가볍게 날리면서
무난하긴 하지만
주제의식을 찾기가 어렵다.
주제와 문장의 이슈라기 보다는
그저 때가 맞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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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우리는 타인과 조우하고,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착각하며,
그 착각이 주는
달콤함과 씁쓸함 사이를
길 잃은 사람처럼 헤매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삶이란 신파와 진부,
통속과 전형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말해질 수 밖에 없는 것들에 의해
지속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익숙한 얼굴의 이웃만큼만 친밀했고,
오래전에 헤어진 남매처럼 서먹했다.
서로의 탓이 아닌 것쯤은 알았는데도
과로의 시간이 누적되고
서운함이 켜켜이 쌓이면서
우리는 새된 목소리로 싸웠다.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을 모를수가 있어.
빗나가고, 빗나가고, 빗나가던 마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