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즐거움

희랍어 시간

>>>>> 2025. 2. 3. 08:16

 

한강 작가의 책은 뭔가 확실히
섬세하게 몽환적이다.
그 섬세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버거우면서도
함참 읽다보면 여기가 어디인가 싶게
시공간이 흐릿해져 버린다.

정제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투박한 감정들이 난무하는 일상을 살다가
이렇게 섬세한 감정을 읽으면
내가 한없이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든다.

한강 작가는 매우 아프게 살고 있을 것 같다.


---------------------------------

세상은 환영이고
산다는 것은 꿈꾸는 것이라는데,
그 꿈이 어떻게 이토록 생생한가.
피가 흐르고 뜨거운 눈물이 솟는가.

-------------

과장되게 간곡한 그의 어조에 그녀는 당황했다.
가장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그녀를 이해한다는 그의 말이었다.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담담하게 알았다.
모든 것을 묵묵히 수습하는 침묵이
두 사람을 둘러싼 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요.
그녀는 펜을 집어, 탁자에 놓인 백지에 반듯한 글씨로 적었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

가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 몸에 눈꺼풀과 입술이 있다는 건.
그것들이 때로 밖에서 닫히거나
안에서부터 단단히 걸어잠길 수 있다는 건.

-------------

수난을 겪다는 뜻의 동사와
배워 깨닫다는 뜻의 동사는 거의 흡사합니다.

'읽는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  (0) 2025.02.03
애쓰지 않아도  (0) 2025.02.03
잠 못 드는 오십, 프로이트를 만나다  (0) 2025.01.24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0) 2025.01.24
  (0) 2025.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