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이런 것을 못할까
왜 나는 여전히 그것에 매여 있을까
왜 나는 자존감이 낮을까
왜 나는 그런 행동을 할까
왜 나는 친절하지 못할까
왜 나는 늘 일을 미룰까
왜 나는...
평생 고민하고 시달리는 주제가
바로 나입니다.
나라는 감옥에 갇힌 채
창살에 매달려
자유로운 세상을 동경하며
시간을 흘려 보냅니다.
고요히 앉아
가만히 돌이켜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가슴 뛰게 하는 일들이
삶에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가슴에 묻고 갈 얼굴도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방종이 아닙니다.
어쩔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또 받아들이고
한계 안에서
최선의 친절을 다하겠다는 서약입니다.
살아있음의 의미는 모르더라도
살아있음 그 자체가 이미 의미임을
아는 것이기도 합니다.
모든 존재들이 애쓰고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내 마음의 창을 활짝 열어
때로 부딪히고 또 부딪히면서
배우고 또 배우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한계 속에서, 각자의 결함 안에서
피어나는 꽃들입니다.
결함은 동력이 되기도 하고
발목을 붙드는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결함도 나만의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결함은
보편성을 갖고 있으니까요.
자신의 결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타인의 결함을 이해하고
타인의 어려움을 공감하면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왜 그 사람이 그렇게 되었는지
무엇이 그 사람의 삶에 왔다갔는지
정말로 알고 나면
대개 할 말이 없어집니다.
자신이 바라는 것의 실체가 없다는 것
추구에 명확한 대상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텅 비어 있어
추구가 그저
습관적 몸짓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소름끼치는 일도 없습니다.
참으로 어렵습니다.
인간이라는 것은
혼자만 있어도 안되구요
사람들만 쫓아다녀도 안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잠시입니다.
우리는 머지않아 바람에 실려
허공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네에, 잠시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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