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2012/03/17 원래 베스트셀러는 잘 안 사고 또 잘 안 읽는 편이다. 뭔가 출판사 마케팅에 당하는 느낌도 들고 나만의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옥석이 가려지길 것이라는 기대도 있고 제일 좋은 것은 베스트셀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엄청 싸진다는 것 때문이다.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이 책도 역시 지금은 30%나 할인을 한다. 예전에 서점 베스트셀러코너에서 이 책을 봤을 때는 심리학 책이 유행을 하니 또 그저그런 심리학 책이 한권 나왔겠지 생각했고 프레임이라는 개념 또한 말이 좀 멋있어 보여서 그렇지 프레임을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나 마음가짐이라고 바꿔보면 그렇게 새로운 주장도 아니라 이 책에 대한 관심은 사실 별로 없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SBS 재능기부특..

음악

2012/03/17 스피커를 새로 장만한 김에 좋은 음악을 틀어놓고 즐기고 있는 중이다.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은 건 가만히 생각해보니 뭔가에 몰입하기 때문인 것 같다. 몰입한다는 것은 어떤 대상에 집중하여 나를 잃어버린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나를 생각할 틈이 없어진다는 것인데, 영화를 볼 때 친한 친구를 만날 때 운동을 할 때 등등 기분좋고 행복한 순간은 내가 없어지고 몰입하는 순간인 것 같다.

보스의 탄생

2012/03/14 경제경영서는 절대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나름의 독서 원칙이다. 경영학과를 나와 경영의 한복판에 있는 내가 책까지 경영서적을 봐야 하겠는가, 이 책은 선물받은 책이라 어쩔 수 없이 읽어봤다. 하지만 리더의 자리가 왜 어려운지 왜 훌륭한 리더가 나오기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조직 관리의 모순들에 대한 내용은 정말 공감이 갔다. 1. 일을 하지 않아도 책임져야 한다. 2. 지시하지 않으면서 이끌어야 한다. 3. 감독인 동시에 심판이 되어야 한다. 4. 다양성과 함께 일체감을 추구해야 한다. 5. 팀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까지 관리해야 한다. 6. 현재과 함께 내일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 7. 변화를 주도하면서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8. 더 큰 이득을 위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1인분 인생

2012/03/11 우석훈 박사 난 오늘부터 이 분을 우박이라 부르겠다. 선배라는 말은 일제시대의 잔재라 싫다하시고 멘토라는 말에 쑥스러워 하시고 정말 스승이라고는 부르고 싶지만 그것 역시 권위적이라 싫어하시니 부를 수 있는 호칭이 참 애매하다. 우박의 책은 나오는 대로 다 읽는 고정독자인 나로서는 어제 우연히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나는 우박의 책을 참 좋아하는데 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하는가 보다. 그 많은 신문사 주말 책 추천에 언급되지도 못하고 그 흔한 광고도 없었던 터라 우박의 책이 나왔는지 한 참 뒤에야 알게 되었다. 그렇게 책 내용 한번 훑어보지 않고 책을 사서 읽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박이 낸 최고의 책 중 하나로 인정하게 되었다. 이 책에..

그녀에 대하여

2012/02/19 일본 소설은 아니 영화도 참 무미건조하고 잔잔하다 하지만 그 안에 뭔가 깊이가 있다. 마치 평양냉면 같다고 할까, 한번 빠져들면 자꾸 생각나고 또 찾게 된다는 ---------------------------------------- 버티는 인생만 살다 보면 자신이 뭐가 하고 싶어 이곳에 있는지 점점 알 수 없어진다. 아무튼 살아 보자고,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때로 이렇게 사는 것은 느린 자살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그런 느낌이 들 곤 한다. 토대 이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힘 누군가의 품에 꼭 안겨본 경험, 귀염받고 자란 기억, 비 오고 바람 불고 맑게 갠 그런 날들에 있었던 갖가지 좋은 추억, 부모가 맛있는 음식을 차려 주..

김훈의 글쓰기

2012/02/19 내가 쓴 장편소설 첫 문장은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입니다. 나는 처음에 이것을 "꽃은 피었다"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있다가 담배를 한갑 피면서 고민고민끝에 "꽃이 피었다"라고 고쳐놨어요. 그러면 "꽃은 피었다"와 "꽃이 피었다"는 어떻게 다른가. 이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습니다. "꽃이 피었다"는 꽃이 핀 물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한 언어입니다. "꽃은 피었다"는 꽃이 피었다는 객관적 사실에 그것을 들여다보는 자의 주관적 정서를 섞어넣은 것이죠. "꽃이 피었다"는 사실의 세계를 진술한 언이이고, "꽃은 피었다"는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진술한 언어입니다. 이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나의 문장과 서술은 몽매해집니다.

특급품

2012/02/16 김소운 수필 中 비자나무로 만든다는 일본식 바둑판은 모든 조건에 합격한 1급품은 30년 전 값으로 2천 원, 요즘 시세로는 30~40만원은 간다. 이 1급품 위에 또 하나 특급품이란 것이 있다. 나무의 무늬와 치수 그 어떤 점에도 1급품과 다른 데가 없으나, 머리카락만한 가느다란 흉터가 보이면 이것이 특급품이다. 물론 값도 1급보다 10퍼센트 정도 비싸다. 오랜 세월을 두고 공들여서 기른 나무가 바둑판으로 완성될 직전에 예측하지 않은 사고로 금이 가 버리는 수가 있다. 1급품 바둑판이 목침감으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그것이 최후는 아니다. 금 간 틈으로 먼지나 티가 들지 않도록 헝겊으로 고이 싸서 손이 가지 않는 곳에 간수해 둔다. 1년, 2년, 때로 3년까지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