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인생학교 - 정신

2013/02/07 요즘 워낙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서 독서는 물론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거의 없었는데 이번 장기출장이 휴식과 전환의 계기가 되는 것 같다. 화요일 비엔나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인생학교 - 정신 편을 읽었다. 장거리 비행은 사실 많이 힘들다. 계속되는 소음과 비좁은 공간, 계속 뭔가를 또 먹이고 하지만 역시 마음의 문제였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 소음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정신도 또렷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몇 가지 인상적인 구절들이 있었는데 우리의 감정은 있는 그대로일 뿐이다. 옳거나 그른 것이 아니다. 도덕적으로 옳거나 그른가는, 감정을 행동으로 옮길 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즉, 행동의 문제다. 마음의 모든 움직임, 모든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을 코브라를 관찰하듯..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2013/01/01 최장집 교수의 이름은 많이 들어왔지만 글로 접해 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책 제목이 왠지 와 닿아서 무심코 집어들었고 인상적인 문장들이 많아 사서 읽게 되었다. -------------------------- 버트런트 러셀 중 가난한 사람들도 여가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부자들에겐 언제나 충격이었다.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남자의 평일 근로시간이 15시간이었다. 아이들도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경우가 보통이었다. 노동시간이 약간 긴 것 같다고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제넘게 제의했을 때 되돌아 온 대답은 일이 어른들에겐 술을 덜 먹이게 하고 아이들에겐 못된 장난을 덜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중 우리는 ..

2013년 첫 번째 날

2013/01/01 올 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다. 크리스마스에는 새벽부터 함박눈이 소복히 내려 제대로 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데다 오늘 새해 아침에도 정말 그림같은 눈이 펄펄 내리고 있다. 2013년은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2014년이라면 대학 입학 20주년 즉 서울생활 20주년의 의미가 있을 것이고, 2015년이라면 회사입사 10주년의 의미가 있을 것이고, 2016년에는 정상적인 경우라면 내가 세상에 대기업 부장이라니 ㅠㅠ 그래도 하나 생각났다. 2013년은 평소 읽은 책들을 리스트업하면서 책 1,000권 읽기에 도전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아직 500권 정도 밖에 못 읽었지만 올해를 마무리하고는 지난 10년간의 독서이력을 정리해봐야겠다. 10년전 뭔가 세상이 회색빛..

2012년

2012/12/31 다른 게시판과 달리 일년에 딱 한번씩 글을 올리는 이 곳 올해도 이제 마지막날 하루 남았다. 올해는 총 54권의 책을 읽었다. 본사에 와서 적응하느라 지지난해와 지난해 각각 38권, 34권씩 밖에 못 읽은 것에 비하면 이제 어느정도 본사 생활도 익숙해졌다는 뜻이겠다. 1. 마음 아프지마 요즘 유행하는 힐링이나 치유 관련 책과는 조금 격이 다른 책 다양한 임상경험들을 윤대현 교수 특유의 말솜씨로 잘 풀어놓았다. 2. 욕망해도 괜찮아 김두식씨의 책, 다른 건 영 별로 였는데 이 책만큼은 정말 괜찮았다. 아마도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낸 진실함 때문일까? 좋은 대학 나와서 모범적으로 살아온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책 3. 살아야 하는 이유 전작 '고민하는 힘'에 이어 나에게 많..

올해의 책 2023.10.26

살아야 하는 이유

2012/12/09 요즘 이런저런 고민도 많고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기도 어려운 가운데, 문득 읽게 된 책에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 반가웠다. 실존적 공허감에 빠져 자신의 인생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고 세계로부터 그 정신적 윤곽이 사라지고 자신이 無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공포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내가 이래서 나쓰메 소세키 소설을 보고 위안을 받았구나 싶었다. 정신적 윤곽이 사라지고 내가 완전히 사라질 것 같은 공포, 이런 표현은 느껴본 사람만이 나타낼 수 있다. ---------------------------------------- 좋은 미래를 추구하기 보다 좋은 과거를 축적해가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 두려워할 필요도 없고 기 죽을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도 괜찮다는 것 지..

윤성근 -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

2012/12/09 아는 척하지 말라는 것은 윤성근이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으로 꼽는 크리슈마무르티 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다. 인도의 철학자이자 명상가인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는 자신의 대표작인 에서 공포, 폭력, 무지, 오해를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는 방법을 전한다. 윤성근은 크리슈나무르티의 가르침을 이렇게 요약한다. 많이 배운 데 대해 우월의식을 가진 이가 있지만, 사실 인간은 다 비슷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 죽을 때까지 단춧구멍에 대해 연구한다 해도 세상의 단춧구멍을 다 알 수 있는가, 알아봤자 얼마나 아는가? 아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율곡 이이 동호문답 중

2012/12/02 동호의 객이 주인에게 물어 말하기를 고금을 막론하고 치란이 없을 때가 없는데 어찌하면 치治가 되고 어찌하면 란亂이 되오이니까? 주인이 대답하기를, 치함에도 두 종류가 있고 난함에도 두 종류가 있소이다. 객이 묻는다. 무엇을 일러 말씀하시는 것이오이까? 주인이 대답한다. 나라의 리더가 재주와 지혜가 출중하여 천하의 영웅호걸을 잘 거느리면 치하게 됩니다. 자신의 재주가 약간 못 미치더라도 현명한 참모를 잘 쓸 줄 알기만 해도 또한 치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치함에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이외다. 나라의 리더가 자신의 총명함만을 과신하고 밑에 거느리는 관료들의 고견에 마음을 열지 못하면 란하게 됩니다. 또한 간악하고 아첨 잘하는 소인배에게만 의지하여 귀와 눈을 막아 가리우면 란하게 됩니다. ..

이효리

2012/11/19 어디서 행복을 찾나요? 돈은 아닌 것 같고요 유명세나 발언권도 아닌 것 같고 어디서 찾을까요? (고민을 하더니) 소소한 일상의 삶에서 찾는 것 같아요. 동물이든 사람이든 내가 도움주고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느낌이 들 때 제일 행복해요. 우리도 누군가의 희생에 힘입어 살고 있잖아요. 10년 뒤 효리의 모습은? 과거의 저보다 미래의 제가 더 멋있을 것 같아요. 어떤 방향이든 간에 멋있게 살고 싶어요. 스타는 주위가 어두울 때 빛난다고 하잖아요. 주위가 환하면 그 빛이 약하니까. 더 빛날 수 있게 어둠으로 들어가야죠 ------------------------------------- 이효리가 멋있어 보였다. 사람의 멋은 이런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바른 생각과 실천 의지, 그리고 무..

우리가 매일 끌어안고 사는 강박

이런 책은 자칫하면 영영 만나지 못하고 사라지기 십상이다.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스테디셀러도 아니라면 약 1~2주만에 사라지고 마는 것이 책들의 운명이니까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신문에서 발견했다. 신문의 책 소개 코너가 아니라 어떤 칼럼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역시나 올해 9월 30일 초판 발행 후 추가 인쇄가 없다. 이런 책은 이제 곧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의외로 괜찮다. 나에게는 베스트셀러 이 책을 읽고 오래전부터 미워하고 싫어하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 그저그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끊었지만 아주 작은 것이라도 행동의 변화를 실제 일으켰으니 이 책은 나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런 책을 우연히 만나 읽게 되고 감동받고 변화되는 것, 나에게는 정말 큰 행복이다. ..

사랑의 기초

2012/10/29 역시 알랭 드 보통은 나와 잘 맞는다. 책을 읽는 내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고 한문장 한문장 큰 충격을 주는 구절들이 많다. 방대한 고전과 역사 그리고 철학에 대한 지식을 우리 일상에 연결시켜 촌철살인의 말로 풀어내는 능력은 정말 진심으로 부럽다. --------------------------------------------------------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살고 그 사람을 소유할 수 있으리라는 연인들의 첫번째 기대가 실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를 깨닫는 순간 그 사랑은 최대의 시련과 맞딱뜨린다는 사실 수세기 동안 노동이 고통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품삯을 받기 위해 하는 일은 모두 노예의 노동이나 마찬가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