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소유냐 존재냐 2부

2013/06/08 두 실존 양식의 근본적 차이에 대한 분석 선진 산업국가의 평균 시민은 재산을 축적, 유지, 증식하고 싶은 열정을 어떻게 삭이고 있는가? 그 해답은 결국 소유의 범위를 확대시키는 데에 있다. 친구, 애인, 건강, 여행, 예술품을 비롯하여 신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자아에 이르기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인간이 사물로 변하고 인간관계는 소유의 특성을 취하게 된다. 평등이란 사회계층이 다르다고 해서 판이한 생활경험을 가져올 정도로 극심한 소득차이를 없애는 것이다. 물질적 자산을 마지막 한 조각까지 양적으로 똑같이 분배했다고 해서 그것이 평등을 의미할 수는 없다. 돈, 재산, 명성에의 욕구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정상적이며 적응력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오늘날의 지배적 통념과는 반대로 스피노자는 그..

소유냐 존재냐 1부

2013/06/02 소유와 존재의 차이에 대한 이해 자동차, 텔레비전, 여행 등이 오늘날 강박적 소비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현대인은 능동적 여가활동이라는 말을 흔히 쓴다. 그러나 더 적절한 표현은 수동적 여가활동일 것이다. 동사와 명사에 대한 고찰 동사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을 명사적으로 소유하려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 사랑은 잔인한 여신이다. 모든 신이 그러하듯 이 여신은 인간의 모든 것을 소유하려고 한다. 인간이 자신의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적 자아까지 모두 바칠 때 까지 만족할 줄을 모른다. 이 여신을 섬기는 일은 고통이며, 그 절정은 자기희생이요, 자살이다. 사랑하는 인간 그리고 인간의 사랑을 사랑에 속한 인간으로 만듦으로써 사랑을 인간에게서 격리시켜 그 자체로 독립..

소유냐 존재냐 서문

2013/06/02 그대의 존재가 적으면 적을수록, 그대의 삶을 덜 표출할수록, 그만큼 그대는 더 많이 소유하게 되고, 그만큼 그대의 소외된 삶은 더 커진다. (칼 마르크스) 행복의 최대치의 만족은 모든 욕망의 무제한적인 충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며, 그것이 복지상태(웰빙)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우리가 자기 삶을 지배하는 독자적 주인이 되리라는 꿈은 우리 모두가 관료주의 체제라는 기계의 톱니바퀴로 물려들었음을 인식함과 더불어 깨져버렸다. 우리의 사고, 감정, 취미는 매스미디어를 지배하는 산업 및 정부기구에 의해서 조정되고 있다. 경제적 성장은 부강한 나라들에 국한된 것이었으며, 부강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져왔다. 기술적 진보는 생태학적 위험과 핵전쟁의 위험을 필연적으로 수반해왔고..

당신으로 충분하다

왠지 모르겠지만 직접 만나본 적도 없지만 나에게 늘 위로가 되는 정혜신 선생님. 우연히 서점에 들러 이 책을 보고 책 내용도 보지 않고 샀다. 그 야말로 책 제목만으로도 충분하다. 30대 여성 네 명이 집단상담을 받는 내용을 정리한 책인데 나와 다른 특성의 사람들이라 그런지 마음 깊이 와 닿지는 않았지만 핵심 메시지만큼은 분명히 느껴졌다.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 내 감정, 내 시간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치유고 행복이라는 것이다. 고통이든 행복이든 기쁨이든 슬픔이든 담담히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그게 바로 자유의 순간이라는 것. ---------------------------------------------------- 내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방어기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자각, 그로 인해 벌어지는 내 일상..

감꽃

2013/06/03 어제 집앞을 지나다가 문득 꽃이라고 보기에는 좀 작고 그냥 나뭇잎이라고 보기에는 색이 하얀 것들이 감나무 아래 한 무더기씩 떨어져 있었는데 마침 오늘 신문에서 안도현 시인의 에세이를 보니 그게 감꽃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햇살에도 빛깔이 있을까? 누가 묻는다면 나는 감꽃을 주워들고 보여줄지 모른다. 왜 감꽃은 하나같이 꽃잎 끝부분이 살짝 접혀 있을까 생각해본다. 마치 갓 태어난 병아리의 연한 발가락이거나 부리 같아서, 어린 부리와 부리가 화창한 날 뽀뽀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아서. 어린 날, 감나무 아래 서서 입을 벌리고 감꽃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떫고 시큼하고 약간은 달큼한 그 맛 때문이 아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도 아니다. 감꽃으로 목걸이나 팔찌를 만드는 일도 여..

소유냐 존재냐

2013/06/02 돌고돌아 결국 고전이다. 최근 읽었던 인간이 그리는 무늬 그리고 오늘 사왔던 탁석산씨의 행복스트레스 꽤 괜찮은 분석과 설명에 평소 내 생각을 잘 정리해주는 것 같아 맘에 들던 차에 소유적 태도, 존재적 태도 그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오래전 사두고 읽지 않았던 에리히 프롬의 이 책을 열어보았다. 한줄 한줄이 팍팍 머리에 꽂히는 느낌 그야말로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 들었다. 일요일 밤 약간은 편한 마음으로 한 두장 읽고 자려고 책 앞부분 읽다가 벌떡 일어나 읽다가 지금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워낙 밀도있게 쓴 책이고 중간중간 가슴에 와 닿는 분석과 표현들이 많아 도저히 하나의 글로 느낌을 다 옮겨적을 수가 없을 것 같다. 결국 이런 것이었구나. 이런 인문학적 정수가 이렇게 가까이 ..

소유적 태도와 존재적 태도

2013/06/02 한 순간 생각을 바꿈으로써 기분을 확 다르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하나 찾았다. 소유적 태도와 존재적 태도 어떤 태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떤 관점으로 상황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정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소유적 태도는 나를 중심으로 내 마음을 중심으로 하다보니 괜한 집착과 걱정, 불안, 고통으로 쉽게 확대되는 반면 존재적 태도는 나를 객관화시키면서 그냥 모든 사물을 그 순간 정지영상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냥 그 자리에 존재하는 모습 그대로 내 것, 내 것이어야 하는 것, 내 것이 아니어서 힘들다는 느낌 이런 것들은 모두 소유적 태도에서 비롯되고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완전한 것 길가에 피어난 풀 한포기와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존재적 태도다. 이런 존재적 태..

시인 최영미

2013/06/01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 ------------------------------------ 얼마 전까지 온동네를 향기롭게 했던 꽃의 정체를 파악했다. 바로 찔레꽃이다. 꽃부터 먼저 확 피어버리는 여타 봄꽃들과 달리 신록의 계절을 한 참 지나 녹색 나뭇잎들 사이에 별로 드러나지도 않게 흰색으로 작게 피는 찔레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오늘 출근길 동네 여기저기에 찔레꽃들이 피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찔레꽃 향기는 정말 은은하게 멀리 퍼진다. 특히 밤에는 더하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

별 생각없이 산 책에서 의외의 인사이트를 얻는 것, 독서의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서 자기 삶을 자기가 끌고 가는 사람한테는 카리스마가 생기고 향기가 나게 마련입니다. 위대한 리더는 일반인과 다른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조짐을 읽는 능력입니다. (한비자) 성인은 아주 작은 현상을 보고 사태의 조짐을 알고 사태의 실마리를 보고 최종 결과를 안다. 자기가 하는 일과 자기 내적인 활동성과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사는 일이 불안하고 피곤하며 뭔가 고갈되어 가는 느낌이 들고 총체적으로 재미가 없습니다. 자기가 만든 것이라야 자기가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일보다는 바라는 일을 하고, 해야하는 일보다..

향기로운 오월

2013/05/25 새벽 5시 내가 출근하는 시간이다. 요즘은 5시 조금 넘어도 제법 환하다. 시원하기도 하고 그 시간 택시타러 잠깐 걷는 그 길에 요즘 꽃향기가 은은하다. 오늘도 차를 타고 동네 여기저기를 다니는데 달콤한 꽃향기가 진동한다. 무슨 꽃들이길래 어떻게 세상 전체를 이렇게 향기롭게 할 수 있을까? 세상 전체를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게 또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