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요가

2013/10/14 월요일 아침을 조금 상큼하게 시작해보려고 지난 주부터 요가를 시작했다. 스트레칭하고 몸을 꼬고 이런 것 정도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철학적인 기대 이상의 것까지 얻고 있다. ---------------------------------------------------------- 몸의 중심을 잡으세요. 근본이 튼튼해야 합니다. 남에게 너무 잘 보이려고 하지 마세요. 내가 돌보지 않았던 나를 느껴보세요. 우리는 몸의 앞면만 신경을 쓰지만, 뒷면도 신경쓰셔야 합니다. 뒷면이 강해야 앞면도 강해집니다. 남이 보지 않는 것을 잘 관리하면 남이 보는 부분도 좋게 보입니다.

허허 동의보감

목동 교보문고에 고미숙씨의 동의보감을 사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양천허씨 후손인 허영만씨가 양천허씨 조상인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을 만화책으로 낸다... 참 좋은 설정이다. 고미숙씨의 책을 읽기 전 예습 차원이라고 생각하고 읽어 보았다. 예상했던대로 만화책이라 술술 읽히는 가운데 중간중간 눈에 띄는 구절도 많이 보인다. 무엇보다 질병의 구분과 대응법으로 서술된 중국 의서와 달리 자연과의 조화속에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예방을 강조하는 것에서 또한 느끼는 것이 많았다. ----------------------------------------------------- 돈과 명예를 내려놓더라도 건강에는 욕심을 부려라. 초가 다 타면 불을 켤 수 없고 제방이 무너..

몸과 인문학

2013/09/22 고미숙씨의 책으로는 두 번째 읽은 책이다. 고미숙씨 평소 스타일 대로 호흡이 긴 책일거라 기대했으나, 잡지에 기고한 짧은 글들을 모은 책이었다. 한 작가의 긴 글을 읽고 바로 짧은 글을 읽는 건 역시 별로다.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 우리는 사람들의 이목구비를 보는 것이 아니다. 이목구비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목구비가 만들어 내는 표정과 생기를 보는 것이다. 중년 이후에도 젊게 보인다는 것은 연륜속에 활력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남들의 시선, 사실 그건 실체도 뭣도 없는 거품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내가 아무리 잘나간다 한들 남들이 나를 얼마나 ..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2013/09/09 열하일기에 꽂힌 여성 인문학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고미숙씨를 이제서야 사주명리학이라는 접점으로 만나게 되었다. 사주명리학을 이렇게 쉽게 또 인문학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니 물론 조용헌씨 역시 알기 쉽게 이야기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실제 사주명리를 풀어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넘어 그것의 철학적 의미까지 음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미숙씨의 이번 책은 정말 훌륭하다. ------------------------------------------------------------ 현실을 긍정하고 한발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 말로 운명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 하루하루 새로와지는 것 좁은 관계가 아닌 전체 세상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것 무엇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의미를 ..

소동파

2013/07/18 그의 문장력은 과거 시험 때 제출한 답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그가 답안으로 작성한 형벌과 포상을 지극히 충후하게 함에 관해 논함 (刑賞忠厚之至論)이라는 제목의 글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상을 줄 수도 있고 상을 안 줄 수도 있을 때 상을 주는 것은 지나치게 인자한 것이고, 벌을 줄 수도 있고 벌을 안 줄 수도 있을 때 벌을 주는 것은 지나치게 정의로운 것이다. 인자함은 지나쳐도 군자로서 문제가 없지만 정의로움이 지나치면 그것이 발전해 잔인한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인자함은 지나쳐도 되지만 정의로움이 지나쳐서는 안 된다.

내 마음 보고서

2013/06/28 그냥 호기심으로 해 본건데 막상 내 마음 보고서를 받아보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 대해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주고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조언을 해주는 따뜻한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 조성훈님은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의식적, 무의식적 두려움이 매우 높습니다. 그에 따른 불필요한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분석과 판단자료에 의하면, 실제로 조성훈님이 걱정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본인이 상상하는 만큼 부정적인 정도까지 내적으로 어려운 지경에 몰리지는 않습니다. 조성훈님에겐 그런 상황에 대처할 심리적 힘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소유냐 존재냐 마무리

2013/06/23 완전히 존재하기 위해서 모든 형태의 소유를 기꺼이 포기할 마음가짐 자기 것으로 만들고 세계를 지배하며 그래서 결국 자기 소유물의 노예가 되는 그런 소유에의 욕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기 존재에 대한 믿음과 관계에의 욕구 관심, 사랑 그리고 주변세계와의 연대감을 바탕으로 한 안정감, 자아체험, 자신감 나 자신 이외에는 그 누구도, 그 어떤 사물도 나의 삶에 의미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것 이같이 투철한 독립과 무의 상태로의 귀의는 베풀고 나누어가지는 데에 헌신하는 완전한 사회참여의 전제가 될 수 있음 어디에 존재하든 간에 완전히 현존할 수 있는 능력 축재와 타인을 착취하는 데서 오는 기쁨이 아니라 베풀고 나누어가지는 데서 우러나는 기쁨 현시된 모든 면에서 삶을 사랑하고 경외감..

소유냐 존재냐 3부

2013/06/23 새로운 인간과 새로운 사회 한 사회의 사회경제적 구조는 그 구성원에 대해서 그들이 해야만 하는(have to) 일을 하고 싶어하도록(wish) 사회적 성격을 형성한다. 동시에 그렇게 형성된 사회적 성격은 사회의 사회경제적 구조에 다시 영향을 미친다. 사회경제적 구조는 모든 인간에게 내재하는 종교적 욕구를 채워주는 기능을 한다. 그것은 개인에게 지향할 틀과 헌신할 대상을 제공해 주는 어떤 집단이 공유하고 있는 사고 및 행동체계를 포괄하는 말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향해야 할 하나의 규범과 헌신의 대상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의 개인은 자신에게 그런 세계상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며,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온갖 사건과 현상들에 대해서 그때그때 자기 판단에 따라서 대처하고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