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끌림

2011/04/29 시인의 감성으로 쓴 여행 에세이라 글이 참 감성적이고 절절하다는 것은 그렇다쳐도 수많은 감성적인 사진들을 볼 수 있다는 건 의외의 행운이다. 역시 시인은 무엇을 다뤄도 결국은 시적인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짧거나 가끔 긴 이야기 예순 일곱개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나한테 확 다가온 표현들을 몇개 적어본다. 이야기 열하나,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돼요,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 이야기 열여덟, 넌 니가 좋아하는 모든 걸 말하는 순간, 누구나 그것을 질투하게 만들어 버리는 이상한 매력을 가진 아이였지. 이야기 스물, 문밖의 길들이 다 당신 것이다. 이야기 스물다섯, 남겨진 사람 마음이 더 아플 거라는 건 예측..

책만 보는 바보

2011/04/29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재오픈을 했다. 운이 좋게 사전 초청행사에 초대되어 개장일보다 이틀 먼저 광화문점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광화문점을 둘러보다 반가운 이름의 특별기획 공간을 마주쳤다. 그 공간의 이름은 '구서재' 구서재는 이 책의 주인공인 이덕무가 어린시절 정한 서재의 이름으로 책에 파묻혀 책에 대한 모든 것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호기롭게 표현했던 명칭이다. ※ 책에 관련된 모든 것 (九書) 책을 읽는 독서 책을 보는 간서 책을 간직하는 장서 책의 내용을 뽑아 옮겨쓰는 초서 책을 바로잡는 교서, 책을 비평하는 평서 책을 쓰는 저서 책을 빌리는 차서 책을 햇볕에 쬐고 바람을 쏘이는 폭서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인 이덕무는 조선후기 실학자..

주역강의

2011/04/29 아, 이렇게 좋은 책을 왜 이제서야 만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이 드는 책이 많지 않은데... 이래서 사람들이 고전을 읽으라고 하는 모양이다. 여태껏 읽었던 다른 책들은 왠지 지엽적이고 피상적으로 느껴지고 이 책의 수천년 무게감에 압도당하는 것만 같다. 수천년 동안 쌓여 온 경험지식을 총정리해 놓은 책이라서 그런지 다소 교훈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위대한 진리는 이해하기는 간단한 내용이면서 실천하기까지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님의 주례사

2011/04/29 불교에서 모든 고통이 집착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가르친다고 이미 알고 있었고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면서 단지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법륜 스님은 그 사실을 다양한 이야기들로 아주 명쾌하게 설명하는 능력이 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고민과 갈등, 미움과 고통 이런 여러가지 상황과 감정들이라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그 중심에는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이 자리잡고 있지 않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해와 반성이 깨달음과 실천으로는 완벽하게 이어지지 않으니 나도 그냥 어쩔 수 없는 중생일 뿐... ------------------------------------------------ P106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반반이니까 사실은 어떤 결정을 내려도 반반이..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2011/04/29 저자 로버트 라이시 누군가 했더니 를 썼던 바로 그분이다. 어서 읽어봐야 겠다. 서문부터 예사롭지 않다. 한 국가내 경제적 불평등은 국가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구매력을 저하시키고 생산력 증가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는 그런 현상,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공황이 반복되는 상황을 정리해주고 있다. 예전에 로마인이야기를 읽고 나서 대제국의 쇠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 생각하고 있는 것은 다양성의 증가 (엔트로피 개념과 유사한)이고 또 뭐가 있는지... 고민 했었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대로 경제적 불평등에 의한 경제공황(생산과 수요의 불일치)도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게 잘..

오수 (낮잠)

2011/04/29 경허 스님의 시다. 일 없는 것이 오히려 나의 할 일인데 사립문고리 걸어놓고 하얀 낮잠을 자네 깊은 산새가 나 홀로 고독한 줄 알고 그림자 내내 아른거리며 창 앞을 지나가네 그래,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낮잠이다. 마음 편히 낮잠이나 자 볼까 한다. 마음 편히 낮잠자는 거 아무나 아무때나 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긍정의 배신

2011/04/29 나는 독서를 좋아하지만 자기계발서는 절대 읽지 않는다는 원칙 아닌 원칙을 가지고 있다. 어쩌다 읽어보면 뭐 나쁜 이야기도 아니고 또 새로운 용기? 희망? 이런 감정들이 조금 생겼던 것으로 기억이 나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나쁜 느낌도 함께 드는 걸 어쩌란 말인가? 그 기분나쁜 느낌을 잘 정리해준 책이 나왔다. 바로 긍정의 배신! 무조건 좋게 봐라...이해해라...받아들여라... 이런 방식이 아닌 냉정하게 봐라...장점과 단점이 있다... 이렇게 세상을 봐야한다는 저자의 주장!! 절대 공감이다!! 책 앞부분에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잘 이해가 안되는 미국적 상황에 대해 번역자가 아무 생각없이 늘어놓아서... 거의 책을 집어던질 뻔 했지만 우리나라에도 바로 적용 가능한,..

비어있는 피리

2011/04/29 이 블로그의 제목 empty flute는... 장자 내편 제물론에서 따온 이름이다. 대지가 내뿜는 기운을 바람이라고 한다. 바람이 일어나지 않으면 별일이 없지만, 일어나면 모든 구멍이 성난 듯 울부짖는다. 너 만이 그 바람 부는 소리를 듣지 못하겠느냐? 산과 숲의 술렁임과 백 아름드리 큰 나무의 구멍들이 코와 입과 귀와도 같으며, 목이 긴 병이나 술잔과도 같고, 절구통과도 같고, 깊은 웅덩이, 얕은 웅덩이와도 같은데, 물 흐르는 소리, 화살 나는 소리, 꾸짖는 소리, 바람들이 마시는 소리, 외치는 소리, 아우성치는 소리, 둔하게 울리는 소리, 맑게 울리는 소리를 낸다. 앞의 것들이 소리를 내면 뒤따르는 것들도 따라서 소리를 낸다. 소슬바람에는 작은 소리로 답하고, 회오리바람에는 큰 소..

이글루를 만들다

2011/04/29 교보문고에 북로그가 있지만 여기가 더 장점이 많은 것 같아... 오늘 이글루를 만들고 처음 글을 쓴다. 얼음집 이미지라 그런지 디자인도 깔끔하고 뭔가 혼자만의 공간같은 느낌도 들고...마음에 든다. 게다가 모바일로 접속된다는 것이 요즘의 오픈형 소통 문화에 보면 큰 장점이다. 에세이도 그렇고 이런저런 생각의 파편들도 그렇고 잘 적어 나가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