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송소희 - 그대라는 계절

겨울의 끝자락이라 여전히 춥지만 햇살에서는 분명 봄 기운이 느껴진다 마음 속에서는 이미 봄꽃들이 만발한 풍경이 그려진다 우연히 알게 된 노래인데 이 시기에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봄꽃이 피고 누군가 보고 싶어진다면 그때 들으면 딱 좋을 노래 ----------------------------- 우리 약속 하나만 해요 다신 볼 수 없다 하여도 마른 가지에 꽃들이 피면 안부라도 전해요 가끔 내 생각이 난다면 우리 함께한 이곳으로 그대 마음 담아서 바람에 날려 내게로 보내줘요 우리 잊지 말아요

듣는 즐거움 2025.02.14

살아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수업

법의학자가 쓴 그저그런 에세이라 생각하고 큰 기대없이 읽은 책인데 예상치 못했던 교훈을 얻었다. 인생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고 하루하루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이제는 너무 흔해서 큰 감흥이 없게 되었지만 수십년 동안 죽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 들의 살아있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던 법의학자가 한 말이고 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무게감 있는 말로 느껴졌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언제 죽음이 찾아올 지 모르는 인생에서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중심이 되어 사는 것, 단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관대할 것 내가 중심이 되어 사는 것,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관대할 것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 슬픔은 ..

읽는 즐거움 2025.02.10

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모처럼 상당히 괜찮은 책을 만났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괜찮은 책을 만났을 때의 희열 정말 얼마 만인가 일단 책의 내용 전개가 흥미로와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책에 몰입해 읽다가 마지막에 작가가 완벽히 의도했던 주제의식의 그물에 꼼짝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갇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주제의식이라는 것이 시시했다면 그냥 그저그런 책으로 넘어갈 수 있었겠으나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기에 그냥 넘어갈 수 없이 그저 압도되고 말았다. 모처럼 정말 엄청난 책을 만났다. ------------------------------------------ 많은 사람이 서로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안..

읽는 즐거움 2025.02.03

왜 당신은 죽어가는 자신을 방치하고 있는가

강남 교보문고에서 분명 직접 보고 샀는데 이럴수가... 정말 이 정도 책이 대형서점에서 이렇게 팔릴 정도라면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주변 친한 사람들에게 나눠 줄 정도 되는 (조금 부족해도 참아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그 정도 책은 나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 방을 정리하듯 마음을 정리하고 청소한다. 마음 정원에 발을 들여놓으면 다양한 쓰레기들이 놓여 있다. 과거의 지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부정적인 경험의 산물, 타인을 향한 원망,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음, 자기비하, 비교의식 등 수많은 쓰레기를 발견한다. 그렇게 매일밤 쓰레기를 하나씩 청소하며 이 아름다운 정원의 본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이 정원은 원래부터 아름다웠고 ..

읽는 즐거움 2025.02.03

리더의 말그릇

출장 전에 별 생각없이 급하게 산 두권의 책 중 하나 하나는 조금 실망이었으나 이 책은... 바로 올해의 책 후보가 되었다. 사실 내가 이미 조직에서 상당히 높은 자리에 올라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느끼는 나는 실제로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반성하게 되었고 지금까지의 언행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왜 리더가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지 아니 말과 행동 그 이상의 표정이나 태도까지 주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사람의 말과 행동 이면에 있는 마음과 의도를 먼저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기본적으로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쓸데없는 감정낭비 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그런 것을 알게 되었다. 기대없이 읽었던 책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읽는 즐거움 2025.02.03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

이 정도 되는 내용도 책으로 쓸 수 있구나 이런 어떻게 보면 일기 또는 다짐문 같은 글도 책으로 엮을 수 있다니 이 정도라면 나도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이 정도 책이라면 쓰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해외 출장에 들고간 책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앞부분에 몇가지 좋은 글이 없었다면 버릴 책이었다. -------------------------------------- 에리히 프롬 에리히 프롬은 우리가 아무리 나태함을 찬양하고 자발성을 부정하더라도 실제로 우리는 자발적인 경험을 사랑한다고 한다. 어떤 풍경이 아름답다고 자발적으로 느낄 때 스스로 고민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을 때 틀에 박히지 않은 종류의 감각적 쾌락을 느꼈을 때,..

읽는 즐거움 2025.02.03

애쓰지 않아도

급하게 출장을 가느라 급하게 동네서점에 들러 급하게 산 책이다. 최은영 작가가 이런 책도 썼었나 반가운 마음에 기대하며 산 책이었는데 최은영 작가는 스스로 서문에 그렇게 쓰기도 했지만 이렇게 짧은 글보다는 조금 더 긴 단편이 잘 어울리는 작가다. 최은영 작가의 감정에 대한 표현이나 묘사가 친절한 편이어서 짧은 글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까 그래도 가끔씩 보이는 최은영 작가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다양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 우리에겐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을지도 모르죠.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을지도. 하지만 너무 늦어버렸다는 걸, 이렇게 눈치 없는 저도 이제는 알아요. 제가 덜 미숙했더라면, 조금이라도 당신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더라면, 같..

읽는 즐거움 2025.02.03

희랍어 시간

한강 작가의 책은 뭔가 확실히 섬세하게 몽환적이다. 그 섬세한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버거우면서도 함참 읽다보면 여기가 어디인가 싶게 시공간이 흐릿해져 버린다. 정제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투박한 감정들이 난무하는 일상을 살다가 이렇게 섬세한 감정을 읽으면 내가 한없이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든다. 한강 작가는 매우 아프게 살고 있을 것 같다. --------------------------------- 세상은 환영이고 산다는 것은 꿈꾸는 것이라는데, 그 꿈이 어떻게 이토록 생생한가. 피가 흐르고 뜨거운 눈물이 솟는가. ------------- 과장되게 간곡한 그의 어조에 그녀는 당황했다. 가장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그녀를 이해한다는 그의 말이었다.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담담하게 알았다...

읽는 즐거움 2025.02.03

잠 못 드는 오십, 프로이트를 만나다

요즘 오십에 읽는, 사십에 읽어야만 하는 등등의 책들이 참 많다. 요새 책이 워낙 잘 안 팔리니까 왠지 그 나이대에는 꼭 읽어야 한다는 그런 압박을 줘서라도 책을 팔려고 하는 얕은 상술로 느껴져서 이런 책들에는 왠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선물로 받은 책을 그냥 버리기는 좀 그래서 몇장 넘겨봤는데 의외로 괜찮은 내용이 참 많아 끝까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철학책에서 볼 수 있었던 이야기들을 정신과 전문의 관점에서 정리했다고 해야하나 참신한 느낌이었고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준 느낌도 있었다. 특히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찾아헤매는 여정이라는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의미에 너무 몰입하거나 그 의미를 갑자기 상실하게 되면 정신적인 충격과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또한 흥미..

읽는 즐거움 2025.01.24

인간관계 기본원칙

타인을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타인을 지나치게 지배하는 것은 좋지 않은 관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의존과 지배가 뒤섞인 상호의존적 관계도 마찬가지인데 그 이유는 누군가에게 의존을 하게 되면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나도 타인도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라는 사실을 알고 내가 존중받기를 바라는 만큼 타인을 존중하는 것 이것이 인간관계의 기본원칙입니다.

일상의 기록 2025.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