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참 오랫동안 나에게 영감을 주었던 류시화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원래도 류시화 시인의 시는 아주 깊이가 있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한강 작가의 시를 읽은 후라 그런지 약간 더 가볍게 느껴진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내 생각이 류시화 시인의 생각과 비슷해 진 탓인지 또 다른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도 마음을 흔드는 문장들 많이 있었고 특히 산다는 것, 이라는 제목의 시는 시 전체가 마음에 들어올 정도로 좋았다. ---------------------------- 내가 길을 만들어 나간 것만이 아니라 길이 나를 만들어 나갔다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 둘 다 나의 방향을 정해 주었다 고독의 최소 단위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사랑을 만난 후의 그리움에 비하면 이전..

읽는 즐거움 2025.01.24

검사내전

예전에는 많았지만 요즘 16부작 드라마는 너무 길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검사내전은 16부 하나하나 끝까지 참 재미있게 다 봤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았지만 검사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검사들도 의외로 보통 회사원들과 비슷하다는 사실그리고 내가 최근에 고민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한데 좋은 리더는 어때야 하는지 나쁜 리더는 조직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 지에 대한 것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서 배울 것도 많이 있는 드라마였다. 역시나 좋은 리더는 같이 일하는 부서원들을 많이 간섭하지 않고 믿고 맡겨주며 말투나 행동 그리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간적인 유대도 함께 쌓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자기보다는 조직과 후배를 생각한다고 할 수 있을까? 반면, 나쁜 리더는 부서원 일부를 편애하고 반대편 부서..

보는 즐거움 2025.01.13

이승환 - 그대는 모릅니다

요즘은 출퇴근길에 이승환 음악을 주로 듣는다. 원래도 좋아했었는데 참 좋다. 귀는 보수적이고 눈은 진보적이다라는 말, 정말 맞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들었던 이승환 노래가 아직도 이렇게 좋다니 가끔 어떤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는 느낌이 든다. 이런 음악들은 이제 기록에 남겨두려고 한다. 나중에 내가 내 서점을 오픈했을 때 하나씩 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그때 이 음악을 들으면 지금 이 음악을 들으며 흔들렸던 마음이 떠올라 행복해질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런 추억을 쌓아가는 일, 그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엄청난 가치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애원그대는 모릅니다이 세가지 음악 중 고민 끝에 그대는 모릅니다를 기록하기로 했다. --------..

듣는 즐거움 2025.01.11

2025년 새해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그 책의 제목이 "흰"이라는 것이 참 좋다. 흰색 도화지가 생각나기도 하고 흰 눈이 생각나기도 하고 뭔가 새해 겨울... 이런 것들과 어울려서 그런 것 같다. 책 제목처럼 책 디자인도 표지 색상도 아주 희고 여리다. 이런 제목과 이런 주제로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한강 작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한강 작가의 시집을 읽은 다음 이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신기하게도 소설이 시처럼 읽힌다. 한강 작가의 책을 읽어보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첫 시집이자 유일한 시집인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부터 시작하라고 알려주고 싶다. ------------------------------------------- 담담하게 깨달았다. 어딘가로 숨는다는 건 어차피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는 ..

읽는 즐거움 2025.01.07

2025년

2025년이 시작되었다. 분명 2025년부터는 운이 크게 좋을 거라고 했는데시작부터 매우 복잡한 상황이다.이런 것이 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두고 볼 일이다. 흰 (2025.01.05)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2025.01.22)잠 못 드는 오십, 프로이트를 만나다 (2025.01.22)희랍어 시간 (2025.01.25)애쓰지 않아도 (2025.01.26)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 (2025.01.27)리더의 말그릇 (2025.01.28) - 올해의 책 후보왜 당신은 죽어가는 자신을 방치하고 있는가 (2025.01.29)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2025.02.02) - 올해의 책 후보살아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2025.02.09) 명화의 발견 - 그때 그 사람 (2..

내 서재 2025.01.07

2024년

2024년이 지나갔다. 이제서야 올해의 책을 선정한다. 1.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올해 가장 기뻤던 일이    최은영 작가를 알게 된 것 아니었을까    참으로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재능도 함께 가진    정말 아름다운 글을 쓰는 작가다.    이런 섬세한 감정을 읽고 나면    내 감정이 정화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좀 더 섬세해지게 된다.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감동적인 어떤 것을 발견하면    당연히 엄청 기쁘고    그 기쁨은    인생이 즐거운 여행일지도 모른다는    즐거운 상상으로 확장된다.    2. 시선과 타자    솔직히 실존주의에 대해서    그렇게 깊이 있게 알지는 못했었다.    책..

올해의 책 2025.01.07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정신병동이라는 곳이 드라마 소재가 될 수 있다니 일단 기획 자체가 참신하다. 사실 예전에 이 드라마를 알고 있었지만 가뜩이나 정신병 걸릴 지경인 이 험난한 세상에 정신병동 드라마까지 봐야하나 하는 그런 반발심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었다. 어제 크리스마스 휴일 모처럼 여유가 생겨서 잠깐 봤는데 와... 생각보다 재미있고 생각보다 인사이트가 있었다. 약간은 억지스럽게 짜맞춘 듯한 스토리 전개가 있기는 했지만 일단 정신병동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기획 자체가 신선했고 무엇보다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이 쉽게 상처받고 병들 수 있는 것이며, 우리 사회가 지금 이런 연약한 마음들이 살아가기에 매우 가혹한 곳일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참 좋았다. 그리고 정신병동 의사와 간호사들의 공감형 말..

보는 즐거움 2024.12.26

초격차

권오현 회장님이 쓰신 초격차 책을 우연한 계기에 다시 열어봤다. 책이 출간되었던 2018년에 이미 읽어 봤지만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일하게 된 지금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나약해 졌던 혁신의지가 다시 충전된 느낌! 이런 것이 존경의 마음이다. -------------------------------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조직의 존재 이유를 달성하려면 끊임없이 자신과 조직을 변신시켜야 합니다. 변신을 두려워하고, 거대한 애벌레로 남아 있으려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습니다. 거대한 애벌레로 남아 있는 것에 만족하는 회사나 사업부서도 많이 보았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거대한 애벌레인지 자랑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애벌레의 덩치가 커지면 포식자의 손쉬운 사냥감이 될 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

읽는 즐거움 2024.12.23

우아한 거짓말

김려령 작가를 전혀 몰랐었다. 완득이라는 책을 예전에 들어보긴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책을 다 읽었을 때는 뭔가 밋밋했고, 슬픔과 웃음의 장면이 가끔 뒤섞여 있어서 작가의 의도가 뭐지? 너무 왔다갔다하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책 자체가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있다고 해서 찾아서 보게 되었는데 와... 이 소설이 이런 내용이었구나, 정말 숨막힐 정도로 감명깊게 봤다. 나의 부족한 독해력을 한탄하면서...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력에 감동하면서... 소설이라는 장르가 영화라는 다른 예술 장르를 거치면서 이렇게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감동을 줄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중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진 따돌림, 그로 인한 자살, 자살을 둘러싼 주변 사람의 이야기들, 이제는 뉴..

보는 즐거움 2024.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