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뇌는 어떻게 나를 조종하는가

정말 매우 충격적이고 매우 인상적인 책을 만났다. 이런 책을 만나게 되면어떤 전율 같은 것이 느껴진다. 그동안 읽었던 여러가지 철학적 내용들그리고 그간 생각해 왔던 여러가지 지식들이하나로 통합되고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삶의 진실에 한발 더 다가간 기분이다. 이 책은 무조건 올해의 책이다. ------------------ 우리의 좌뇌는 해석과 신념을 만들어 내고해석의 개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실제 상황과 달라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좌뇌의 특성이 이렇다 보니 생각보다 우리는 상황을 부정확하게 해석하고그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우리가 그토록 집착하고 있는자아라는 개념이삶에서 무수히 일어나는 사건과 행위와 경험을일관성 있게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하나의 이야기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읽는 즐거움 2026.03.06

일본 문학 단편선

정말 영국, 한국, 일본 소설까지소설 대잔치 연휴를 보냈다. 일본의 유명작가의 단편들을한권으로 묶은 책이라기대를 많이 했는데100년 전의 작품들이라 그런지크게 공감되지는 않았다.나쓰메 소세키는 그렇지 않던데... 그래도어린시절 최애 만화영화였던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은 나쁘지 않았다. 1934년 발표한 작품이니정말 100년 전에 나온 책이라 할 수 있는데은하수의 별들을기차를 타고 돌아다닌다는 상상력이 참 대단하다. 예를 들어은하수를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다.누가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고저런 아름다운 생각을 할 수 있겠나 싶다.역시 소설가는 다르다. ------- 은빛 하늘빛을 머금은 은하수의 물가에은빛 하늘 억새가이미 온 들판 가득히바람에 사르르 사르르 흔들리며출렁이는 파..

읽는 즐거움 2026.02.19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워낙 여기저기서 추천을 많이 한 책이라서약간은 기대를 하고 봤는데기대가 컸던 탓인지생각보다는인상적이거나 감동적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는남성 중심,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는여성들의 아름다운 저항으로볼 수도 있겠으나, 여러 주제들이 뒤섞여서 일관성이 부족하다. 제목의 시선이심시선이라는 화가이자 작가이며등장인물들의 중심축이 되는 사람이라는 것은정말 책을 읽지 않았으면절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읽는 즐거움 2026.02.19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어쩌다 보니영국 소설가들의 책을 연속으로 읽었다. 줄리언 반스의 책,우연은 비켜가지 않는다 -이 책이 작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을만큼이 작가의 다른 책이 너무 기대가 되어서읽어봤는데솔직히 매번 실망이다.이런 경우는 잘 없었는데... 책의 마케팅 목적으로 쓰였든어찌되었든이 책은 이 작가의 마지막 책이 될 가능성이매우 높은 것 같다.현재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고에너지도 전과 같지 않다고 하고 있으니 하지만중간중간 유머러스하면서도인사이트 있는 문장들을 발견하는 재미로간신히 책은 다 읽었다. -------- 나이 든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가끔 나 자신이 지겨워진다.나의 생각과 행동,그리고 특히 의견을 반복해서 기억하고반복해서 말하는 것이 그렇다는 뜻이다.절대 자신이 지겹지 않은 사람들,여러 자리에서 자기..

읽는 즐거움 2026.02.19

19호실로 가다

연휴기간은 책을 집중해서 읽기 좋다.특히 한번에 쭉 읽어야 하는소설 읽기에 딱이다.잠깐 잠깐 읽으면 흐름이 끊어지니까 예전에 사두고 미뤄두었던도리스 레싱의 단편집을 읽었다. 여성작가 답게남성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느끼는 소외나 압박그 밖의 불편한 감정들을섬세하게 잘 그려 놓아서남자인 내가 볼 때는 좀지난 행동에 대한 반성까지 들게 하는작품들이 많았다. 책 제목으로도 쓰인19호실로 가다 - 이 작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평범한 가정을 이루고그 가정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한한 여성의 투쟁? 노력?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이 작품의 첫 문장이전체적인 주제의식을 보여 준다.다시 읽어보니 아주 강렬하다. ------ 이것은 지성의 실패에 관한 이야기다.

일상의 기록 2026.02.19

창덕궁

설 연휴를 맞이해 모처럼 여유가 생겨내가 가장 좋아하는 궁궐 창덕궁에 다녀왔다.이런 역사적인 공간에 가면여러가지 생각이 든다.치열한 역사적인 순간을 살았던여러 인물들의 마음이 생생하게 느껴져설레는 마음도 들고내 인생도 결국 짧게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에겸손한 마음도 생긴다.나는 특히 정조대왕을 참 좋아하는데그래서 창덕궁을 더 좋아한다.창덕궁 후원에 가면정조대왕이 설치한 규장각도 있고신하들과 술 먹기 내기를 했던부용지도 볼 수 있고존덕정이라는 정자에는정조대왕의 친필 현판도 볼 수 있다.(만천명월주인옹)하지만예약이 다 차서 이번에 후원은 보지 못했다.날이 추워서 다행이다 싶기도 한데나중에 다시 꼭 가봐야지 다짐했다.

일상의 기록 2026.02.18

단어가 품은 세계

독서를 취미로 하다 보면가끔 이런 일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어떻게 이런 책까지 읽게 된거지?내가 이런 책까지 읽는다고?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을 만나는 일 이 책이 그런 책이다. 교보문고 강남점을 돌아다니다우연히 발견했고왠지 아무도 읽지 않을 것 같은 책인데 하며잠깐 들춰보다우연히 재미있는 부분을 보게 되었고그렇게 책을 사서그렇게 결국 다 읽게 된 그런 책 서울대 국문과 교수님이 쓴단어의 기원, 유래, 의미 등에 대한재미있는 이야기들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는데 다 읽고 나면우리 주변에 작고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애정이 생겨나게 되고마음 또한 차분해지는 그런 효과가 있는 책이었다. 단어에 대한 책이었는데일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느끼게 한다고 해야하나 의외로 참 괜찮은 책이었다. --------..

읽는 즐거움 2026.02.13

원효의 마음공부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듯원효대사에 대해서는해골바가지 물을 마시고깨달음을 얻었던 사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책을 통해원효대사가 얼마나 위대한 선각자였는지그 깨달음의 내용이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조금 자세히 알게 되어 참 좋았다. 원효대사의 핵심 주장이이 세상 모든 것들은마음이 만들어 낸 환상이고 착각이라는 것,나라는 개념내것이라는 것 모두가깊이 생각해 보면환상이고 착각이라는 것이다. 사실 물리학의 관점으로 보면이 세상은 원자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는 것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그 원자들의 조합을사람들이 각자의 감각과 의식으로 해석하고의미를 부여한 다음이런저런 생각과 감정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평생을 나라는 개념,그리고 내것이라는 집착으로 살아온 내가이런 생각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

읽는 즐거움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