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한국이란 무엇인가

김영민 교수의 글은 참 재미있다 머리 좋은 사람이이것저것 공부를 많이 해서자기 것으로 만든 다음그것을 최고의 언어 유희로 만들어누군가에게그렇게 부담스럽지 않게 전달하는 능력 이 분야에서내가 아는 한 최고 수준이 분명하다. 그런 능력을 바탕으로한국 사회를 아주 재미있게 분석해 줄 것이라기대했는데생각보다는 짧은 칼럼들을 엮은 것이라심층적인 분석이라기 보다는한국 사회에 대한 스케치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역시나김영민 교수 특유의 유쾌한 문장들이 가득하다.재미있게 읽었다. ------- 내가 만나본 지구인들은약간의 책임감과 또 약간의 소유욕과또 약간의 질투를 동력으로 해서성실히 하루하루를 보내다가주말이 되면 방안에 엎어져휴식이나 취하는 보통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개중에는 간혹 제법 그럴싸한 야심과능력을 가진 사..

읽는 즐거움 2026.01.13

하늘과 별과 바람과 인간

김상욱 교수의떨림과 울림이라는 책을 샀다가도저히 읽지 못하겠어서 중고서점으로 보냈었는데 이 책은 그나마 좀 읽을만 했지만여전히 어려웠다.이과에 공대를 나온 내가 어려울 정도면일반 독자들이 볼 때도분명 어려운 책이었을 것이다. 물리학 교수인 저자가쉽게 쓴다고 엄청 노력했다고 하니나도 꾸역꾸역 열심히 읽었다. 물리학을 바탕으로온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해 보겠다는야심찬 계획을이렇게 책으로 옮긴 저자의 비전과 실행력에우선 큰 박수를 보낸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그런 생각이 든다.저자도 여러차례 그렇게 설명하고 있지만우리의 삶이라는 것이얼마나 우연적이고얼마나 작은것이며얼마나 순간적인 것인지새삼 느껴진다고 할까 일례로 이 책에 나오는 과학적 사실 한가지 유전자 분석에 따르면인류라는 종이 침팬지로부터 분리된 것이50..

읽는 즐거움 2026.01.12

다가오는 것들 - Things to come

이런 밋밋한 영화를 보고잔잔한 감동을 받고아직까지도 그 여운에서헤어 나오고 있지 못하는 것을 보면나도 이제 뭔가영화에 대한 취향이라는 것이 생긴 것인가?이런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정말 별 특이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어느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반드시 오고야 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굳이 굳이 아프게 일깨워 준다.인생의 숨기고 싶은 진실을덮는 것이 아니고하나하나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다는 것이오히려 특이하다고 해야하나? 나도 이제인생의 싸이클 상 성취할 것들 보다는떠나보내야 할 것들이 많은 시기여서 그런지깊이 공감이 되었고묵직한 슬픔이 밀려왔고하마터면 거의 눈물까지 날 뻔 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나름 탄탄한 인생을 살아왔지만인생의 후반기에 ..

보는 즐거움 2026.01.12

리스본행 야간열차

솔직히 나는 영화에는 정말 문외한이다. 2023년부터 조금씩 영화를 보기 시작해서지금은나름 영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즉, 2시간 정도를 참고 볼 수 있는 수준이 되었고또 가끔은정말 괜찮다 싶은 영화를 만나기도 하는 등약간의 취향도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는(Night Train to Lisbon)일단 제목부터 참 설레게 하는 영화였다.야간열차도뭔가 감성적인데리스본이라니...야간열차를 타고 리스본에 간다는 것 자체가참 이례적인 일 아니겠는가 이 영화에서도 이런 대사가 나온다. ------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란인생의 방향이 영원히 바뀌는 순간이다.이 순간에늘 눈에 띄는 큰 사건이 일어나는 건 아니다. 사실 인생을 결정하는 극적인 순간은종종 놀라울 정도로 사소하다.엄청난 영향을 ..

보는 즐거움 2026.01.12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미운 오리 새끼빨간 구두인어 공주외다리 병정백조 왕자성냥팔이소녀그리고디즈니 만화영화 겨울왕국의 모티브가 된눈의 여왕까지 이게 다 안데르센 동화였다고? 안데르센 동화집에는여러 인사이트 있고 재미까지 있는 이야기 외에이런 멋진 문장들도 들어있다. ----------------- 당신이 본 모든 것이 동화가 될 수 있고당신이 만든 모든 것으로부터이야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인생은 가장 어려운 시험이다.많은 사람들이다른 사람을 따라하기만 하면서자기자신만의 문제지가 있다는 사실을 몰라서실패하게 된다. 인생의 작은 것들을 즐겨라.언젠가 돌아보면그것들이 큰 것들이었다는 것을깨닫게 될 것이다. 전세계는 기적의 연속인데우리는 그것들에 너무 익숙해져서평범한 일로 생각한다. 인생 그 자체가 가장 훌륭한 동화이다. 인생은 ..

읽는 즐거움 2026.01.05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정혜윤 PD를 어떻게 알게 된 것인지잘 기억나지 않는다. 책을 좋아하고좋은 글을 찾아다니다 보니 알게 된 것 아닐까,그냥 그랬던 것 같다. 이 책도 그냥 그렇게 만나게 되어회사에 두고 한동안 읽었는데영 진도가 안나가더니,집에서 읽어보니 완전 다른 책이었다. 회사에서 읽기 적절한 책이 아니었던 것이다. 감정의 농도, 문장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면힘들 수 있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정혜윤 PD는 너무나 섬세하고 너무나 따뜻했다. --------- 우리가 어떻게 태어났든,우리에게 얼마나 비참한 기억이 있든적어도 그날 하루는생이란 대단한 기회고앞으로 또 그런 날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나는 왜 혼자 힘으로는좋은 것이 좋은 것임을 모르는지 모르겠다.나는 꼭 남들이 알려줘야..

읽는 즐거움 2026.01.05

이순신의 바다

모처럼 쉬었던 주말역사학자 태백광노 황현필 유뷰트를 알게 되어(독립운동가 박은식 선생의 호를 가져왔음)주말 내내특히 임진왜란 편을 거의 다 봤다. 한국사 강사 출신인데다워낙 말을 잘해서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봤는데정말 재미있었다. 원래도 역사를 좋아하는 나지만이렇게 재미있게 역사를 알려주는 사람은참 오랜만이었다. 유튜브를 한참 보고 있다 문득 책장을 보니황현필님의 책이 집에 있었다.아주 예전에 사두고 못 읽었던 책이었는데 제목은... 이순신의 바다 임진왜란 발발 후옥포 해전부터 한산대첩그리고 정유재란 시기명량해전과 노량해전까지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다양한 사진과 여러 사료들을 바탕으로아주 재미있게 풀어준 책이었다. 다소 편향적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이순신 장군을 존경하고특히 선조나 원균가끔은 류성룡과 ..

읽는 즐거움 2026.01.05

2026년

2026년은 뭔가 새롭게 시작하는 해라고 할 수 있겠다. 새로운 10년의 나이가 시작되었고새로운 직급으로 시작하고 있고어두운 터널을 지나와새로운 깨달음을 가지고 시작하는 해다. 앞으로 10년더 확실한 수행과 꾸준한 실천을 통해진정한 자유로움을 얻고 싶으며,여러 후배들에게 도움과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순신의 바다 (2026.01.03)슬픈 세상의 기쁜 말 (2026.01.04)안데르센, 잔혹 동화 속 문장의 기억 (2026.01.04)한국이란 무엇인가 (2026.01.10)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2026.01.10)북 샵 (2026.01.11)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2026.01.11)당신은 태어나겠다고 선택하지 않았다 (2026.01.18) - 올해의 책 후보붓다와..

내 서재 2026.01.04

The Bookshop - 북샵

별 기대 없이 유튜브 영화소개 영상으로한번 보고너무 감동을 받아제대로 영화 전체를 다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이런 정도 감동을 받은 것은참 오랜만인 것 같은데,어떤 영화를 보면서아 이 영화는 내 인생의 방향을조금은 틀어지게 할 수도 있겠다 싶을 때가 있는데이 영화가 그런 영화였다. 어떻게 하면 품위있게 나이들 수 있는가사람의 품격은 어디에서 나오는가인생의 가치를 무엇에 두고 살 것인가 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하게 하고내 삶을... 내 모습을 아프게 반성하게 한다. --------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건책을 다 읽고 난 후,그 이야기가 생생한 꿈처럼 살아 숨쉬는 순간이었다. 그녀는책을 읽을 때는 늘 그 안에 살게 된다고 했다.표지가 지붕이 되고표지가 벽이 되는그런 집처럼 ..

보는 즐거움 2026.01.02

2025년

2025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살면서 이런 해가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너무 많은 일들이한꺼번에 밀어닥친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이미 새해가 시작되기 전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있었다. 아주 갑작스럽게 반도체로 발령이 나고팀장을 하면서 동시에 TF장을 맡게 되는 등 시작부터 머리가 복잡했는데나를 정말 아껴주시던 큰 어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회사와 사람에 대해큰 배신감을 가지게 된 사건까지 겹쳐정말 내가 이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을까 했었는데그런 상황 속에근속 20주년을 맞이하고어려움이 전혀 없진 않았지만연말에 승진이라는 경사가 있기도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일년이 이렇게 긴 시간이었나... 싶다. 2025년은 여러가지 의미로정말 잊지 못할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그런 와중에도 72권의 책을..

올해의 책 2026.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