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공룡의 이동 경로

독감과 폐렴에서 어느정도 회복이 되어영화의 세계를 떠나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멀리 교보문고까지 갈 체력은 안되어서가끔 가는동네서점 햇빛문고에 가서여러권 사온 책들 중 첫번째로 선정된 책! 김화진 작가는 처음 들어봤고제목도 특이해서 골라봤는데내가 좋아하는섬세한 감정에 대한 세밀한 표현들이 참 괜찮았다. -------------------------- 내 곁을 맴도는 것처럼 보이던 사랑이실은 그 시간 동안내내 멀어지고만 있었던 적도 있다.나는 그걸 안다.사랑이 움직이면서 일어나는 진동,물결로 번지는 작은 파동을 느낀다.사랑에 집중하면 알 수 있다. 사람을 상상하는 일,겉으로 보이는 행동이 전부라고애써 믿으면서도그 안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보는일,나는 그런 걸 그만둘 수는 없는 것 같아.사람은 주머니 같다.나는..

읽는 즐거움 2025.10.16

존 오브 인터레스트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한 느낌이계속 되었으나 그러면서 계속해서머리 속에 떠올랐던 단어는 악의 평범성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지 못하고주어진 조건에서깊게 사유하지 않고 살면누구나괴물 또는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아주 아주 처절하게 보여주는 영화였다. 지금까지도 마음이 불편하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한다.한번 밖에 없는 인생괴물이나 악마마로 살 수는 없지 않는가

보는 즐거움 2025.10.16

드라이브 마이 카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원작으로 한 영화라 그런지하루키 느낌이 선명하게 드러나는영화였다. 상실의 시대 이후하루키는 계속해서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상실의 아픔,그리고 상실을 어떻게 극복하고남은 인생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하루키 소설을영화의 형식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는재미도 분명히 있었지만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방식,촬영 전에는 대본 연습만 계속 시키고촬영 당시에만 감정 연기를 할 수 있게 해서인물들의 감정이작위적이지 않게진솔하게 보일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을 보면서아... 이런 것이 영화의 미학이구나.영화라는 예술의 형식이이런 식의 감동을 줄 수 있구나...그런 것을 느낀 것이 가장 큰 충격이었다. 결국배우들의 연기에서 진정성을 느끼느냐얼마나 공감을 하느냐가감동의 깊이를..

보는 즐거움 2025.10.16

다음 소희

진정성을 가지고 작심하고 만들면이런 영화도 가능하구나... 세상의 이슈와 사건 들이일반인보다 훨씬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예술가들의 눈에는이렇게 보이는구나 싶었다. 이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예술가들에게세상의 이슈들은그 이면의 모습을 드러내게 되고그 예술가들이 드러낸 모습들을 작품을 통해 보면서우리는 우리 스스로 하지 못했던어떤 생각들을 시작하게 된다. 한단계 두단계 더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하는 것,더 깊이 공감하지 못하는 것,어떻게 보면우리 세상의 많은 문제들과 갈등들은여기서 출발하는지도 모르겠다. 바쁜 세상에 그냥 하던대로 생각없이 살다보면나도 모르게악행을 저지르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 이상으로 공감하고그 고통을 다 견뎌내고결국에는 그것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고야 마는모든 예..

보는 즐거움 2025.10.11

혼자 사는 사람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이 영화 주인공은 당연히 혼자 산다.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이뭔가 단단하게 루틴을 만들어나름 의미있게 사는 사람이었다면이 영화의 주인공인 진아는간신히 버티면서어렵게 어렵게 혼자 산다는 느낌을 준다. 퍼펙트 데이즈를 보면혼자 산다는 것이 무조건적인 외로움을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겠다 싶은데이 영화에서는주인공이 스스로 외로움의 동굴을 파고그 안에서 나오지 않으려고필사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야하나 당연하게도혼자 사는 것에도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은다른 사람의 인생, 그 사람들이 견뎌내고 있는 각자의 세상을최대한 존중하자는 것인데 그래서 그런지영화에서 계속 주인공에게이런저런 연결을 권하는 시도들이 약간은 무례하게 느껴졌다. 다른 ..

보는 즐거움 2025.10.10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요새 일본 영화를 몇편 보며 느낀 점인데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일본과 우리나라는 참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다. 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는지하철역이나 동물원 같은 주요 시설도 그렇고작은 개천이 흐르는 동네의 모습이라던지여러가지가 참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다른 외국 영화들 대비몰입도 잘 되고 공감도 잘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한 그런 면들자극적이지 않은 연결들이큰 부담없이 와 닿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아주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않았지만충분히 아름다운 이야기였고무엇보다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는 설정은 매우 창의적이었으며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는어떤 사람과의 어떤 순간은그 순간이 마지막일 수 있고그 만큼소중한 시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보는 즐거움 2025.10.10

퍼펙트 데이즈

일주일간 먹고 자고 먹고 자고...이건 거의 입원과 다름 없는 상황이다. 책을 읽을 정도의 기력은 없고잠만 계속 자기에는 너무 무기력한 것 같아서에너지 소모량이 그 중간 쯤 되는영화 보기를 본격 시작했다. 그렇게 선택지가 없어진 탓인지아니면 나도 영화를 볼 수 있는어느 정도 기본적인 역량이 갖춰진 것인지영화가 재/미/있/어/졌/다 영화를 직접 고를 수 있는 실력은 아직 없어서조제/호랑이/물고기들 영화평을 괜찮게 했던한 평론가의추천 영화들을 보고 있다. 그래서 보게 된 이 영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것도 없다.대사도 거의 없고 이렇다할 사건이나 이슈도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잔상이랄까 여운이랄까뭔가 계속 생각하게 된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사라져 가는 것들...카세트 테이프, 올드 팝, ..

보는 즐거움 2025.10.10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지난주 금요일부터니까최대 열흘 간의 긴 명절 연휴다. 원래 이번주 미국 출장도 예정되어 있었는데결과적으로는독감에 급성 폐렴이 겹쳐출장도 취소하고강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의사 선생님 지시대로아무 것도 안하고 꼼짝 않고 쉬고 있다. 그러게...가만히 생각해 보니 올해는내가 이틀 이상 연속으로 쉰 적이 없었다.그렇게 무리해서 살았으니따지고 보면 아플 때도 된거다.미련한 친구 같으니라고... 계획에 없었던거의 강제 입원에 가까운 휴가이다보니읽을 책도 준비가 안되어 있고그냥 이런저런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시간을 보내는 중인데... 그 와중에 결정적인 인생영화를 만나게 되었다! 제목은 분명 언젠가 들어본 적 있었지만워낙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큰 관심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영화 정말... ㅠㅠ..

보는 즐거움 2025.10.07

유리알 유희

원래 이 책을 천권 프로젝트의마지막 책으로 선정하고한참 읽고 있었는데(천번째 책은 좀 의미가 있어야 하니까) 책을 읽는 도중에이미 천권이 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그래서 약간 김이 샜지만 책을 읽고 나니 왜 이 책이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인지왜 이 책이 고전인지저절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선과 악, 생과 사, 이상과 현실, 절제와 욕망 등의작가가 평생 고민한 것 같은 이분법적 세계관을어떻게 통합하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진지한 고백이랄까 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것을 정리하자면,이분법적 세계관은인간이 만들어 낸 허상 같은 것이며정말 중요하고 가치있는 것은나의 마음에 집중하기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단 한 사람에게라도 영감을 주어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라는깨달음이었다. 순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

읽는 즐거움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