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2019/12/28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논어를 읽으면 이렇게 이해될 수 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김영민 교수는 아는 것도 많고 글도 재미있게 쓰는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아는 것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그 아는 만큼 세상을 풍요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솔직히 부럽다. 나도 그럴 수 있을까? ----------------------------------------- 논어에 따르면 모든 이로부터 사랑받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이들이 좋은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차라리 좋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나쁜 사람들이 미워하는 것이 낫다. 제대로 된 사람은 나쁜 사람을 미워할 뿐 아니라, 나쁜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기 마련이다. 마키아벨리는 로마사 논고에서 사람들의 이기심은 능력자가 중요한 일..

경찰관 속으로

2019/12/25 인간으로 태어난 주제에 인간을 헐뜯고 비난해봐야 가소로운 짓 아닐까 결국 인생이란 것도 그런게 아닐까 나에게 주어진 것이 무엇이든, 그게 돈이든 나의 인연이든, 심지어 내가 차곡차곡 쌓아온 기억이든, 세월이 흐르면서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듯 서서히 하나 둘씩 바람을 타고 사라져가고 나중에 홀로 남은 나 자신만이 눈을 감게 되는 것.

이 순간의 나

2019/12/24 스트레스가 생기는 이유는 이곳에 있으면서 저곳에 있기를 바라고 지금 이 순간에 있으면서 미래에 있기를 바라는 데에 있습니다. 이것은 당신의 내면이 분열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현재의 순간에 감사하면서 지금 이 순간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이 진정으로 풍요로운 삶입니다. 이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 풍요로운 삶은 다양한 방식으로 당신에게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고통이 생겨나는 이유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그것에 무의식적으로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어둠과 싸울 수 없는 것처럼 고통과도 싸울 수 없습니다. 싸우려고 애쓰면 내면의 갈등과 고통만 심해질 뿐입니다. 고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고통을 지켜본다는 건 그것을 이 순간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입니다. 우선 자신에 ..

질문이 멈춰지면 스스로 답이 된다

2019/12/04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책에서 의외의 깨달음을 얻었다. ----------------- 문제가 아니라 상황이며, 해결이 아니라 대응이 있을 뿐이다.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고통은 분별하는 마음에서 생기고, 집착으로 인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무엇이 착한 것이고 무엇이 악한 것인지 무엇이 아름답고 무엇이 추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있는 것인가? 다 내가 내 마음대로 생각한 것 아니겠는가? 더 이상 분별하지 말고 내려놓아야 한다. ----------------- 자 그러니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 좁은 식견에 기반한 분별심을 내려놓고 그냥 구름 흘러가듯 바람 지나가듯 무심하게 대응하면 될 것인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

중용을 펼쳐 수행을 읽다

2019/11/30 중용 각 장의 주요 구절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책인데 중용의 주요 구절들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 중용이라는 경전이 당초 예상처럼 뭔가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을 강조하는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성실함, 誠 즉 말한 것(言)을 실천하는 것(成)을 그렇게 강조하는지 몰랐었다. 성실함이란 그냥 부지런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말한 것을 흔들림 없이 게으름 없이 얼마나 실천해내고 있는가를 의미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분주함과는 또 다른 의미인 것이다. 더불어 중용에 나오는 여러가지 좋은 이야기를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어 좋은 책이었다. 중용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 중용 28장 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리석으면서도 자신의 생각..

지금 이대로 좋다

2019/11/27 아주 짤막한 글들로 가볍게 엮은 책인데 참 좋은 문장들이 많이 있다. 내가 지금 힘든 상황인건가 그냥 법륜스님과 뭔가 잘 맞는 것인가 여튼 많은 위로가 된 책이다. 참 눈물나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가보지 않은 곳을 처음 구경하면 신기합니다. 그래서 자세히 봅니다. 인생도 그렇게 해보세요. 신기한 마음으로 자기 인생을 바라보세요. 꿈속에서는 좋은 꿈 나쁜 꿈이 있지만 깨고 나면 다만 꿈일 뿐입니다. 과거의 기억 속에 사는 사람도 미래에 대한 염려 속에 사는 사람도 꿈속에 사는 사람이죠. 후회와 근심 걱정 속에 괴로울 때는 바로 깨어나야 합니다. 남을 좋아하면 내가 즐겁고 남을 사랑하면 내가 기쁘고 남을 이해하면 내 마음이 ..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나희덕 시인의 시는 뭔가 자연과 내가 마주보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든다. 분명 처음 느껴지는 감정은 외로움인데 뭔가 따뜻함도 함께 느껴진다. --------------------- 차가운 바닥 위에서 토하는 울음 보내는 이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하나 울릴 수 있을까 (귀뚜라미) 막무가내의 어둠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삶은 왜 내가 던진 돌멩이가 아니라 그것이 일으킨 물무늬로서 오는 것이며 한줄기 빛이 아니라 그 그림자로서 오는 것일까 (거스름돈에 대한 생각) 살기 위해서는 이제 뒷걸음질만이 허락된 것이라고 파도가 아가리를 쳐들고 달려드는 곳 찾아나선 것도 아니었지만 끝내 발 디디며 서 있는 땅의 끝.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위태로움 속에 아름다..

읽는 즐거움 2023.11.21

시가 내게로 왔다

아주 오랜만에 선물받은 책이라 특별한 마음으로 읽은 책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에게 받은 책이라 좀 더 소중하다. 시는 아직 내가 완전히 빠져들지 못하고 있는 분야지만 이번 시집에서는 괜찮은 문장들을 많이 건져냈다. ----------------------- 내가 궁금한 일들은 그러한 궁금한 일들입니다. 그가 가지고 갔을 가난이며 그리움 같은 것은 다 무엇이 되어 오는지 저녁이 되어 오는지... 가을이 되어 오는지... 궁금한 일들은 다 슬픈 일들입니다. (궁금한 일, 장석남)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

읽는 즐거움 2023.11.20

물 만난 물고기

2019/10/12 악동뮤지션 이찬혁이 쓴 소설이다. 예전에 가수 이적이 쓴 책을 샀다가 실패한 적이 있어서 그냥 지나쳤었는데, 아래의 글을 읽고 강한 인상을 받아 사게 되었다. --------------------- 나중에 같은 온도의 바람이 불면 그녀에게 이 순간이 떠오르길 --------------------- 같은 온도의 바람이 불면이라니 이런 멋진 표현은 정말 ㅠㅠ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이찬혁, 진심으로 존경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