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감정적으로 매우 섬세하고 공감과 연민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그것도 작가가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과 상처와 아픔을 오랜기간 반복적으로 겪으면 어떤 사람이 될까 나는 아름다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고통과 아픔의 크기만큼 강렬한 아름다움이 된다는 것이다. 공지영씨가 그 증거다. 그래 고통스럽다면 고통의 시간을 통과하는 동안은 잘 모르지만 우리는 결국 아름다워지고 있는 중인 것이다. ------------------------------------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나중에 천천히 깨닫게 되겠지. 이건 나이가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 서두르지 않는 것. 답이 언제나 그 순간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어쩌면 답이 없어도 좋을지도 모른다는 것. 저기압이나 고기압 혹은 기압골과 같이 우리..

읽는 즐거움 2024.01.22

미드나잇 인 파리

프랑스 파리 그 유명한 도시를 왜 한번 밖에 다녀오지 못했나 싶다. 그것도 대학때 배낭여행으로 사실 파리에 대한 내 첫 인상은 그리 좋지 못했다. 거의 한달이 넘었던 유럽배낭여행의 마지막 도시여서 내 몸과 마음이 매우 지쳐있기도 했고, 막상 도착해 보니 너무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독일이나 스위스, 북유럽 도시들과 대비되면서 이게 무슨 유럽인가 싶었던거다. 너무 실망스러워 유명한 곳만 대충 둘러보고 어서 한국으로 가야지 싶었던 그 때, 나보다 두 세살인가 많았던 나와 같은 배낭여행을 하던 어떤 형을 만났었다. 그 형은 지금 생각해 보면 방랑자, 시인, 철학자 같은 그런 여행을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루브르, 에펠탑, 몽마르트, 베르사유 이런 곳을 뭐하러 가냐며 낮에는 그냥 벼룩시장이나 둘러보고 고기구워 ..

보는 즐거움 2024.01.22

소공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딘지 모르게 낯설어서 감독이 누구인지 봤더니 여성감독이었다. 아 그래, 그래서 그랬던 거야. 우리 사회가 과도한 남성중심사회다 보니 세상 대부분의 것들이 남성적 시선에 맞게 구성되어 있으니 여성적 시선이 낯설 수 밖에 없었던 거다. 이 영화는 취향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다. 나만의 취향과 철학, 누가 뭐라해도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것, 나는 이런 꿈을 꾸고 나는 이렇게 행복하다는 것 대다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아예 하지도 않거나, 하더라도 일상에 치여 무감각해지거나, 너무 튀지 않으려고 또는 주변과 그저 어울려 살려고 그런 것들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영화는 자기만의 취향과 철학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묵묵히 지켜나가는 주인공 미소와 그렇지 않은 대학시절 친구들의 모습을 ..

보는 즐거움 2024.01.22

시선과 타자

이 책은 매우 작은 책이다. 크기도 그렇고 실제 몇 페이지 되지도 않는다. 이런 작은 책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기는 사실 쉽지 않다. 그런 아우라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정말 말로 쉽게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아주아주 엄청난 책이다. 사람들이 흔히 사랑이라 불러왔던 그 감정부터 인간관계 전반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을 아주 명쾌하게 정리해서 친절히 알려주기 때문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나는 세상 사람들을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로 나누고 싶을 정도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고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라면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과 오해들을 최소화할 수 있고 바보 같은 실수들과 불필요한 감정소모도 줄일 수 있으며 나아가 진정한 나의 모습을 알게 해..

읽는 즐거움 2024.01.15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실존주의에 대한 사르트르의 육성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책이다. 존재와 무, 시선과 타자를 읽고 봐서 그런지 난 이제 어느 정도 사르트르의 마음, 그 답답한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르트르는 우리 인간들에게 진정한 의미에서 절대적인 자유를 주었고, 그 자유에 기반해서 맺는 어떤 타인과의 긍정적 관계가 이 세상에 던져진 자기자신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그것이 존재의 큰 기쁨이라고 절실하게 외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은 실존주의가 어둡고 우울한 철학이라고 매도하며 사르트르의 그 따뜻한 마음을 무시했던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그런 그 마음이 이 연설문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

읽는 즐거움 2024.01.15

강신주의 장자수업 2

강신주씨의 장자수업 대장정이 마무리 되었다. 장자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장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장자가 인간에 대한 사랑과 행복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타자와의 관계맺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따뜻한 성찰도 많이 가지고 있었구나 싶었다. --------------------------------------- 철학은 우리로 하여금 이건 나만의 생각에 불과해라고 반성하도록 만드는 학문입니다. 나만의 생각에 불과하다는 자각은 타자들은 나처럼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안다는 것과 동시적입니다. 어떤 타자와 만나 삶의 자유가 증진될 때 우리는 기쁨을 느끼게 됩니다. (스피노자) 호랑이가 인간과 류가 다른데도 자신을 기르는 사람에게 고문고분한 이..

읽는 즐거움 2024.01.15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너무나 감명깊게 읽었기에 그리고 이 책의 제목 역시 참으로 철학적이었기에 산 책인데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번역을 누가 했는지 어떤 글들이 들어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책을 사야한다. 중간중간 에리히 프롬의 철학과 사상이 드러난 좋은 내용도 없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번역자가 내용을 정확히 모르고 아니 크게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급하게 번역한 느낌이 너무 심하다. ---------------------------------- 사랑은 이해하고 설득하며 생명력을 불어넣으려 애쓴다. 이런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은 쉬지 않고 자신을 변화시킨다. 더 많이 느끼고 관찰하며 더 생산적이고 자기자신과 더욱 가까워진다. 우리는 사람이나 사물을 충분히 오래 바라보기만 해도 그것이 우리에게 ..

읽는 즐거움 2024.01.15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저자가 철학자이자 시인이라 그런지 책 제목부터 너무나 시적이었고 책 디자인도 따뜻하고 멋져서 산 책이었다. 책 초반부에는 정말 마음을 울리는 멋진 글과 시적인 표현들이 많아 초판을 구매한 성급함 치고는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중반부 이후로 갈수록 힘이 많이 떨어졌다. 여기저기 책에서 읽은 글들을 주제별로 단순히 모아놓은 느낌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자기자신의 생각이 명확하고 그 생각을 긴 호흡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만 다른 이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많이 아쉬웠던 책이나 철학자이자 시인인 저자의 감성적인 문장들은 여운이 남는다. -------------------------------------- 우리는 어떤 것을 겪을 당시엔 그 의미를 모르고, 오랜 시간..

읽는 즐거움 2024.01.15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저자가 철학자이자 시인이라 그런지 책 제목부터 너무나 시적이었고 책 디자인도 따뜻하고 멋져서 산 책이었다. 책 초반부에는 정말 마음을 울리는 멋진 글과 시적인 표현들이 많아 초판을 구매한 성급함 치고는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중반부 이후로 갈수록 힘이 많이 떨어졌다. 여기저기 책에서 읽은 글들을 주제별로 단순히 모아놓은 느낌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자기자신의 생각이 명확하고 그 생각을 긴 호흡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만 다른 이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는 것 같다. 많이 아쉬웠던 책이나 철학자이자 시인인 저자의 감성적인 문장들은 여운이 남는다. -------------------------------------- 우리는 어떤 것을 겪을 당시엔 그 의미를 모르고, 오랜 시간..

읽는 즐거움 2024.01.15

3000년의 기다림

3000년을 기다려 찾은 것은 무엇일까? 3000년이라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시간을 기다려 다시 찾은 것은 결국 편안하고 따뜻한 관계, 사랑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부족한 그 무엇이었다. 세가지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탓에 3000년간 여러 인간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권력, 명예, 지식, 재물 등을 탐하며 고통 속에 사라져간 이야기들을 들려주자 알리테아는 소원으로 사랑을 말했다. 그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워 이상하지도 않았다. 3000년을 100분 정도에 담아냈으나 화려하고 밝은 영상과 어둡고 쓸쓸한 영상이 지속적으로 교차해서 그랬는지 그 큰 시간의 간극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다양한 음악들도 참 좋았다. 영화는 시와 같은 메시지도 있고 소설 같은 스토리도 있으며 미술도 있고 음악도 있고 정말 종..

보는 즐거움 202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