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나의 문어 선생님

나의 문어 선생님 긴 말이 필요없다. 앞으로 문어는 절대 먹지 못할 것 같다. 어떤 대상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들여다보고 그러다 잘 알게 되고 어떤 관계를 맺고 그렇게 추억을 쌓아가다보면 그것이 인간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이라 해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길 수 있겠구나 그 감정에 내가 이렇게 공감이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삶의 의미는 의외로 이런 것에 있는 것 아닐까 그 자체로서는 지속적인 의미를 줄 수 없는 돈이나 명예, 권력 같은 것이 아니라 따뜻한 공감의 관계 이런 것이 더 오래 남게 되고 더 오래 행복할 것 같았다.

보는 즐거움 2024.01.08

고스트 스토리

고스트 스토리 영화 초반부에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대로 무슨 귀신 이야기인 줄 알았다. 분위기도 컴컴하고 화면도 느릿느릿 마치 뭐가 튀어나올 것 같은 그런 설정인 줄 알았다. 그러나 웬걸 이 영화의 메시지는 너무나 강렬한 슬픔의 감정이다. 화면이 느렸던 것도 그런 강렬한 슬픔의 속도를 느끼게 하기위한 장치였던 것이다. 이상한 장면도 있다. 대사도 거의 없고 음악도 거의 없는 가운데 중간에 긴 대사가 한참 나온다. 주인공도 아닌 어떤 사람이 우주적 시각에서 보면 인간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어떻게 보면 허무하다는 그런 이야기를 한참을 하는데 이 또한 슬픔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설정으로 보인다. 그렇다. 인간존재는 유한하고 그런 인간들간의 관계 역시 유한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영화에서 보여지듯이 그런 ..

보는 즐거움 2024.01.08

루비 스팍스

나는 원래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답답한 상영관에 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좁은 공간에서 같이 공감해야 한다는 것이 왠지 좋지 않게 느껴졌다. 그 좋지 않은 느낌이 무엇이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감정을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2시간 남짓 그 짧은 시간동안 너무 많은 메시지와 이야기를 소화해내는 것도 부담스럽고 뭔가 강요하는 것 같고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다 얼마전 문득 영화가 잘 짜여진, 잘 구조화된 어떤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마치 시와 같이 긴 문장으로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어지지는 않지만 시의 행간이 있듯 일부 생략이 있으면서도 그것을 통해 상상하게 하고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

보는 즐거움 2024.01.08

시대를 견디는 힘, 루쉰 인문학

이욱연 교수의 루쉰 읽는 밤을 인상적으로 읽고 유사한 책이 나왔길래 큰 고민없이 샀는데 역시나 베스트셀러의 후속작은 사는 것이 아니다. 전작에 대한 압박 때문인지 신간에 대한 조급함 때문인지 실패한 경우가 내 기억에 상당히 많았었기 때문이다. 이번 책도 뭔가 이욱연 교수의 주장과 내용이 살짝살짝 보이긴 하지만 무언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압박과 조급함이 있었던 것 같다. ------------------------------------ 사랑이 식는 것처럼 진실이 허위로 바뀔 수도 있지만 허위 또한 진실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 삶의 이치입니다. 삶의 힘든 순간을 견디게 해주는 동력이 꼭 진실이 아니라 허위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읽는 즐거움 2024.01.08

존재와 무

사르트르 나에게 사르트르는 멋진 사람이었지만 다가가기는 힘든 사람이었다. 가끔 접하게 되는 그의 철학과 문장은 매혹적이었으나 쉽지 않다는 편견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책을 읽어봐도 무슨 소리인지 도대체 모르겠기에 대체 왜 우리나라 철학자들은 대자, 즉자, 대타 이런 평소에 쓰지도 않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지 답답했었고 이런 것들이 왠지 자기들만 똑똑해 보이려고 하는 현학적이고 배타적인 모습이라 생각해서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았었다. 하지만 책을 추천받은 김에 역시 이번에도 어려웠지만 추천받은 책이므로 어렵게 어렵게 읽어봤고 완전히 다 이해는 못한 것 같지만 대강의 내용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에 대한 인간성에 대한 실망과 좌절이 극에 달했었던 세계대전 직후 사람은 그런 존재가 아니다라는..

읽는 즐거움 2024.01.08

헌책방 기담 수집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 대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책방 주인이 이런 일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책을 찾는 사연 들려주면 그 책이 어떤 책이든 반드시 찾아준다니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있다 하더라도 그 사연이 얼마나 대단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직접 읽어보니 어지간한 소설 못지 않은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러고 보면 지금보다는 확실히 책이 가졌는 영향력이 컸던 시절, 그럴 수 있었을 것 같다. 지금은 많이 사라진 책을 선물로 주고 받고 평생 간직하고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그런 모습들 나름의 사연을 가진 헌책들이 가득 쌓여있고 오후 햇살이 따사롭게 비치는 가운데 클래식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는 그런 편안한 마음 그런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

읽는 즐거움 2024.01.08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교수가 첫번째 펴낸 책이다. 김영민 교수의 책은 재미도 있고 또 의미도 있어서 즐겨보는데 이 책만 빼놓고 읽은 것 같아 보게 된 책이다. 작심하고 쓴 글이 아니라 칼럼, 평론, 인터뷰 등을 모아놓은 체계없는 글이라 그런지 크게 와 닿지는 않았고 이전에 읽은 책 대비 실망이었다. 예술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인상적이었다. ----------------------------- 아름다움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거리가 필요하다. 그 관조 속에서 상처입은 삶 조차 비로소 심미적인 향유의 대상이 된다. 이 아름다움의 향유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시야의 확대와 상처의 존재이다. 상처가 없다면 그것은 아직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캔버스 용기가 없어 망설이다가 끝낸 인생에 불과하다. 상처도 언젠가는 피 흘리기를 ..

읽는 즐거움 2024.01.02

오십에 읽는 주역

내 인생의 전환기마다 주역을 자꾸 읽게 되는 것은 운명이라기 보다는 솔직히 말해 행운이 좀 더 가까운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역을 통해 나는 뭔가 좋은 태도를 갖게 되었고 조금 더 겸손해졌고 조금 더 따뜻해지려고 했으며 그런 것들이 어떤 변화의 과정 속에서도 나를 잘 지킬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제목부터 왠지 마케팅 느낌이 강하게 들어 반신반의 하면서 책을 열었으나 제목을 저렇게 짓지 않았어도 충분히 좋았을 그런 책을 아주 시의적절히 잘 만난 것 같다. ------------------------------- 오늘 먹은 나의 마음이 내 인생을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가 바뀐다. 오늘 나의 마음이 바뀌면 나의 행동이 바뀌고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바뀐다는 사실이다. 섬세한 사람일..

읽는 즐거움 2024.01.02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작가의 글은 처음이다. 그런데 참 생각이 바르고 여유도 있고 따뜻하고 그러면서도 아무에게나 막 그러지 않는 단정함까지, 전체적으로 느낌이 참 좋다. 그리고 조니워커 블루를 참 좋아한다는 작가 덕분에 다음부터 그 술을 먹게 되면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 나에게 마음두고 있는 존재들을 슬프게 하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분명 가까워진 적이 없었는데 가까운 듯한 그런 느낌을 나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느껴본 적이 없다.

읽는 즐거움 2024.01.02

2024년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왠지 짝수가 좋다. 홀수보다는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생각해 보면 학번도 짝수고 휴대폰 번호도 다 짝수고 등등 그런 짝수의 해를 맞이해서 올해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안정적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주변도 안정적으로 만드는 그런 시간으로 만들어가보고 싶다. ------------------------------ 오십에 읽는 주역 (2024.01.01) - 올해의 책 후보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2024.01.01)헌책방 기담 수집가 (2024.1.6)존재와 무 (2024.01.07)시대를 견디는 힘, 루쉰 인문학 (2024.01.07)시선과 타자 (2024.01.14) - 올해의 책 후보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2024.01.14)..

내 서재 2024.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