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피리 846

인생의 태도

2020/11/28 필요한 순간 그 책이, 그 문장이 내게로 왔다 어디선가 읽은 글인데 내게 온 것인지 내가 발견한 것인지 또는 두가지 다 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나에게 그런 책이다. 최근에 문득 들었던 생각, 감정은 도구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 이런 생각들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는데 그 순간 이 책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렇게 변화가 시작되었다. ----------------------- 인생에서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건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강하게 밝게 살아가야 함을 아는 것, 그와 같은 내면의 성장일지 모릅니다. 어떤 일에도 건전한 반응을 하도록 연습하고 상황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삶은 우리가 하는 선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을 ..

감정도 생존의 도구일 뿐이다

2020/11/27 요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문득 든 생각 ------------------- 감정은 내가 아니다 감정도 그저 생존의 도구일 뿐이다. ------------------- 사람들은 하루하루 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기쁘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등등 지금까지는 이 감정이 곧 나라는 생각, 그게 아니면 최소한 내 감정이라는 생각으로 감정을 나 자신과 동일시해왔다. 내가 기쁘고 내가 화나고 내가 슬프고 내가 두렵고 내가 사랑하고 내가 미워하고 등등 그런데 문득 감정이라는 것을 나와 분리시켜서 그것을 일종의 도구나 수단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눈으로 사물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입으로 음식을 먹고 팔다리로 동작을 하면서 ..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

2020/11/24 마음이 자신만을 향해 굽은 사람 시야에서 타인을 추방해버린 사람이 곧 죄인이다. 역사는 달리는 열차와도 같다. 우리는 그 열차에 잠시 탔다가 내리는 길지 않은 구간의 승객과도 같다. 일정구간 승차했다 하차해야 하는 시간여행자들인 승격들로선 열차의 방향이 잘못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종종 뛰어내림으로써 그 방향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하도록 요구되는 순간들도 있다. 하지만, 열차가 바로 다음에 도착할 역이 어디인지 궁극적인 종착역은 또 어디인지에 대해 열차안의 시간여행자들로서는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 만큼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역사학자 하워드 진) 돈과 성공을 따르는 것 만큼 인생의 노선으로서 위험천만한 것이 없다. (빅터 프랭클) 과학이 모든..

먼 바다

2020/11/21 공지영 작가가 가장 최근에 쓴 장편소설이다. 첫사랑이라는 흔한 주제도 공지영 작가가 쓰면 이렇게 절절하게 감성적이 되는구나 싶다. 20년전과 마찬가지로 상큼하게 감동적이다. 다시 한번 확인된 사실! 사람은 역시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 그 사실이 참 반갑고 좋다. 이 나이쯤 되고 보니 사람이 바뀌기에는 인생이라는 시간이 그리 충분히 길지 않다는 것, 바뀌기 전에 인생이라는 짧은 시간이 먼저 다 지나간다는 것, 그런 생각이 든다. ---------------------------- 지구가 중력을 이용해 모든 사람을 똑바로 서 있게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해도 서 있는 데 아무 지장이 없듯이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알아갔다. 서로의 무엇이 그들을 끌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채로. 돌아보면 시간..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2020/11/19 다른 감상이 필요없다. 그저 공지영 작가의 글에 푹 빠져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 너무 많은 생각이 일어나거든, 그 생각들이 그야말로 네 머릿속에서 폭발하도록 그저 내버려두렴. 흙탕물이 가라앉도록 홍수의 그 거칠고 품위없는 물결이 너를 휩쓸고 가지 않도록. 소리내는 물결은 마실 수 없다. 우리를 살찌우는 것은 조용히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들 혹은 소리 나지 않고 솟아 나오는 샘물이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깨달은 것 중의 하나는 젊은 시절 내가 그토록 집착했던 그 거대가 실은 언제나 사소하고 작은 것들로 우리에게 체험된다는 사실이었다. 말하자면 고기압은 맑은 햇살과 쨍한 바람으로 저기압은 눈이나 안개, 구름으로 온다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가장 하기..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

2020/11/17 수도원 기행 1편을 쓴 다음 13년이나 지나 쓴 2편이다. 10여년의 세월이 지났기 때문인가 공지영 작가의 감성이나 문체는 그대로인데 뭔가 차분하고 따뜻하게 정돈된 느낌이 들었다. 밝고 찬란한 빛과 끔찍하게 깊은 어둠을 모두 경험한 그런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편안한 감정, 아름다운 마음 그런 것이 느껴진다. 개인적인 신앙고백과 종교적인 색채가 약간 과도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 누구에게나 결정적 한순간이 있다. 결정적 찰나들, 눈빛 하나, 구절 하나, 단어 하나가 삶의 모퉁이를 돌게 만드는, 그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말이다. 진실한 관계는 결코 언제나 일치함을 의미하지도, 언제나 한마음인..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1

2020/11/17 공지영 작가 계속 읽기 이번에는 수도원 기행이다 소설보다는 이런 여행기나 에세이가 그 사람의 모습을 확실히 더 잘 보여주는 것 같다. 특유의 감각적이고 예민하고 솔직한 작가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까칠한 누나? 작가로서 갑작스러운 성공을 거둔 후 그 성공 때문이었는지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는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각종 사회적 비난까지 덤으로 받으며 아주 어렵게 살던 시기, 그 어려운 시기를 막 통과하고 있던 당시 작가의 글이다. 나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성공과 극한의 고통을 그렇게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겪으며 가장 감성적이고 예민한 작가가 느꼈을 아픔이 얼마나 컸을까? 그런 아픔들을 상상해보며 작가가 올해 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세이집을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된다. 수 많은 ..

카테고리 없음 2023.11.30

상처없는 영혼

2020/11/03 삼십대 초반의 공지영 작가 그 마음의 모습과 그 당시 글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대학 때 읽었던 인간에 대한 예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이런 베스트셀러를 쓸 당시 작가의 모습인 것이다. 감정이 너무 섬세하다 못해 다소 과하게 느껴지고 표현도 약간은 설익은 느낌이 나지만 공지영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글이 가득하다. 이 약간의 풋풋함 때문인지 나의 이십대 대학시절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 함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은 문득문득 느껴지는 것이 진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늘 의식하고 늘 바라보고 늘 기다리는 그런 것들은 우리 인간의 능력으로는 너무나 피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있는 듯 없는 듯 그렇지만 어느 순간 바라..

단풍

2020/11/09 가을이 깊어가면서 형형색색 물든 단풍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 계절에만 볼 수 있는 멋진 모습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내내 녹색으로만 가득찼던 풍경이 하나둘씩 알록달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단풍잎들은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인생의 전반부, 입학/취업/승진과 같은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비슷한 모습으로 경쟁하던 것에서 벗어나 인생의 후반부에서는 각자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색을 드러내며 아름답게 물들어가야 한다고 말이다. 여태껏 치열하게 살아오느라 잊고 지냈던 나에 대해 가만히 생각해보고 남은 시간 어떤 색으로 물들어 갈 것인지 상상해 봐야겠다. 잘 물든 단풍이 봄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누군가의 말을 기억하며, 인생 후반부 ..